연남동 일본 가정식 로야토야(roya ttoya)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자주 가던 식당이 오랜만에 그 동네에 가 보니 다른 곳으로 바뀌었을 때의 아쉬움은 이별한 연인에게 새로운 이가 생겼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을 때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 식당이 그런 느낌을 갖게 했는데요, 예전엔 야근을 앞두고 종종 저녁 식사를 했던 곳이었죠. 다른 바깥밥보다 부담이 덜해서 좋아했는데 퇴사 후 한동안 갈 일이 없다가 오랜만에 찾아가 보니 다른 곳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 때 참 아쉬웠는데 웬걸, 한 블럭 건너 대로변에 확장 이전을 한 것이었다는 걸 최근에 알았습니다.



예전 가게는 좁고 긴 형태에 테이블도 많지 않아 한 발 늦게 방문하면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는데 이제 공간도 넓어지고 테이블 수도 제법 많습니다. 소박하고 깔끔한 일본풍 인테리어는 여전하고요.



그리고 메뉴가 무지무지 많다는 것도 그 때와 비슷합니다. 주로 정식과 단품 메뉴로 이뤄져 있고, 매장 내 안내판에 추천 메뉴들이 있으니 주문하실 때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한창 이 식당을 드나들 당시 사랑에 빠져 있었던 카츠동을 기억하기 위해 닭고기로 만든 토리카츠동을, 동행한 일행은 삼겹살 간장 조림이라는 부타...어쩌고 정식. 사실 부타타츠다아게 정식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품절이라 하여.



토리카츠동은 카츠동과 같아 보이지만 돼지고기로 만든 돈카츠 대신 닭고기로 만든 토리카츠를 올린 덮밥입니다. 개인적으로 돼지고기보다 좀 더 깔끔하고 담백이 맛이라 좋았어요. 제 입에 간이 약간 센 듯한 것도 이전 기억과 같습니다. 맛의 철학을 잘 고수하고(?) 계시는군요. 짜면 밥을 더 먹으면 되니까요.




돼지고기를 큼직하게 썰어 튀긴 뒤 간장 베이스 소스에 졸인 정식의 메뉴는 훌륭한 밥반찬이었습니다. 이 곳을 좋아하게 된 이유로 기분 좋은 정식의 담음새를 꼽는데, 샐러드와 연어, 디저트까지 여전히 기분 좋은 메뉴였습니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일본 가정식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가격대에 이만큼 하는 집을 찾기가 사실 쉽지 않죠.


오랜만에 기분 좋게 식사했습니다.

이제 어디 있는지 알게 됐으니 종종 오게 될 것 같습니다. 메뉴가 너무 많아서 다 먹어보기 전에 또 이전을 할 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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