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 - F1.2 개방 촬영 & 보케

올림푸스의 새로운 PRO 렌즈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의 정체성을 저는 ’17’과  ‘1.2’ 두 개의 숫자로 꼽습니다. 17mm의 초점거리는 프레임을 구성하는 시선으로서 제가 ‘무엇'을 담을지 선택하는 데, F1.2의 밝은 초점거리는 그 피사체를 ‘어떻게’ 담을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 막 렌즈를 받아 들고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친해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에서는 다른 PRO 렌즈들과 다른점이 없어 신상의 즐거움은 덜하지만 오랫동안 사랑에 빠져있는 17mm만의 프레임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사용했던 17mm 렌즈들의 아쉬움을 해소하는 F1.2의 표현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올림푸스의 17mm 'F1.2렌즈’가 가진 새로운 표현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렌즈의 외형과 소개는 지난 포스팅에 정리해 놓았습니다.



올림푸스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 렌즈 - 1.소개와 첫인상





F1.2 PRO 렌즈

- OM-D E-M10 Mark III | 17mm | F1.2 | 1/2000s | ISO 200 -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 편의상 17mm F1.2 PRO 렌즈는 지난해부터 출시된 F1.2 PRO 단렌즈 시리즈의 세 번째 제품입니다. 35mm 환산 약 50mm 초점거리를 갖는 25mm F1.2 PRO 렌즈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망원 단렌즈 45mm F1.2 PRO가 출시된 바 있습니다. 35mm 환산 약 34mm의 초점거리를 갖는 광각 렌즈지만 환산 50mm와 함께 가장 인기있는 초점거리라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습니다.


F1.2 PRO 렌즈 삼총사는 공통적으로 F1.2라는 밝은 조리개값을 갖지만 결과물에 나타나는 표현은 제법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망원 렌즈일 수록 피사체를 부각시키는 능력이 뛰어나고, 광각 렌즈는 상대적으로 배경과의 조화를 이용해 프레임을 구성하는 데 유리합니다. 실제로 사용해 본 17mm F1.2 PRO 렌즈의 결과물 역시 앞서 소개한 25/45mm F1.2 PRO 렌즈에 비해 배경 흐림 효과 자체는 부족했지만 그동안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 사용자들이 느꼈던 심도 표현에 대한 아쉬움을 상당부분 해소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의 F1.2 최대 개방 촬영 이미지]

- OM-D E-M10 Mark III | 17mm | F1.2 | 1/320s | ISO 200 -


- OM-D E-M10 Mark III | 17mm | F1.2 | 1/60s | ISO 400 -


- OM-D E-M10 Mark III | 17mm | F1.2 | 1/640s | ISO 200 -


- OM-D E-M10 Mark III | 17mm | F1.2 | 1/200s | ISO200 -


- OM-D E-M10 Mark III | 17mm | F1.2 | 1/60s | ISO250 -


이전에 사용했던 17mm F1.8렌즈와 이번 17mm F1.2 PRO 렌즈의 조리개 값은 약 한 스톱 가량 차이나지만 결과물에 비치는 표현은 단 몇 장의 이미지만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확연히 달랐습니다. 이는 과거 25/45mm F1.2 PRO 렌즈를 사용하면서도 느꼈던 것인데, 그동안의 올림푸스 카메라를 포함한 마이크로포서드 포맷의 단점 중 하나로 지적됐던 심도 표현에 대한 아쉬움이 F1.2 PRO 렌즈 시리즈로 해소되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경쟁 포맷보다 최대 개방 촬영의 해상력, 주변부 광량 분포 역시 뛰어나 화질 저하 걱정 없이 F1.2 조리개 값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물론 이 장점을 누리기 위해 아직까지는 높은 렌즈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 OM-D E-M10 Mark III | 17mm | F1.2 | 1/320s | ISO 200 -


- 이미지 확대 -


함께 사용중인 35mm 포맷 카메라, 35mm F1.4 렌즈 조합과 비교하면 심도 표현에서는 열세이지만 주변부 광량 저하, 즉 비네팅 현상에 대한 우려가 없고 색수차 역시 적어서 대부분의 촬영을 F1.2 촬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의 부피와 무게 역시 가벼운 것도 휴대성을 중요시하는 분들에게는 중요한 장점이 되겠죠.


최단 촬영 거리가 짧아 심도 표현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것도 실제 사용하며 느낀 장점이었습니다. 17mm F1.2 PRO 렌즈의 최단 촬영 거리는 약 20cm로 광각 렌즈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이 가능합니다. 종종 피사체에 렌즈 그림자가 드리울 정도의 근거리 촬영이 가능했고, 이 때 F1.2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설정하면 매우 얕은 심도 표현이 더해졌습니다.



F1.2 vs F2.8

- 17mm F1.2 PRO (왼쪽) | 12-40mm F2.8 PRO (오른쪽) -


올림푸스의 PRO급 표준줌 렌즈인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 렌즈와 비교하면 17mm F1.2 PRO 렌즈의 밝은 조리개 값이 갖는 장점이 잘 드러납니다. 위 두 장의 이미지는 동일 조건에서 촬영한 것으로 12-40mm F2.8 PRO 줌렌즈의 초점거리를 동일하게 17mm로 설정해 조리개 값 외의 조건을 최대한 통일시켰습니다. 왼쪽이 F1.2, 오른쪽이 F2.8 촬영 결과물인데, 역시 배경 흐림에 제법 많은 차이가 납니다.


- 17mm F1.2 PRO (왼쪽) | 12-40mm F2.8 PRO (오른쪽) -


배경을 확대해 보면 보케의 크기나 윤곽 표현 등에서 차이가 제법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렌즈의 크기와 무게는 거의 같으니 밝은 조리개 값과 광학줌 중 선호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네요. 평소 단렌즈를 선호하고 12-40mm F2.8의 심도 표현에 종종 아쉬움을 느낀 저는 17mm 단렌즈쪽에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그렇다면 같은 F1.2 PRO 렌즈 시리즈인 45mm F1.2 PRO 렌즈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아웃포커스 효과는 45mm F1.2 PRO 렌즈가 뛰어난 것이 자명하지만 그 외에도 두 렌즈는 배경 처리와 왜곡 등에서 차이가 뚜렷합니다. 차후 포스팅에서 두 렌즈를 직접 비교해보려 합니다. 성능보다는 흥미 위주가 될 것 같습니다만.



조리개별 심도 비교

- F1.2 (왼쪽) | F2 (오른쪽) -


- F2.8 (왼쪽) | F4 (오른쪽) -


- F5.6 (왼쪽) | F8 (오른쪽) -


- F11 (왼쪽) | F16 (오른쪽) -


17mm F1.2 PRO 렌즈의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표현을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중앙에 위치한 주 피사체와의 거리는 약 30cm로 가까운 편이며, 때문에 일반적인 촬영 보다는 개방 촬영의 배경 흐림 효과가 좀 더 부각되었습니다. 조리개 값에 따라 달라지는 심도 표현을 확인하시면 궁금증 해소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35mm 포맷에 비해 이미지 센서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포서드 포맷은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표현의 차이가 더욱 크게 와닿습니다. F1.2와 F2.0 촬영의 심도 표현이 제법 차이가 나지만 개인적으로 17mm F1.8 렌즈의 심도 표현에도 큰 불만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17mm F1.8 렌즈의 최대 개방에서 신경 쓰였던 해상력과 색수차 문제를 17mm F1.2 PRO 렌즈에서 얼마나 해결했을지가 앞으로 확인해 볼 제 최대 관심사입니다.


보케 표현

- OM-D E-M10 Mark III | 17mm | F1.2 | 1/100s -


다음으로 조리개 값에 따른 보케의 크기와 형태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밝은 개방 촬영을 중점적으로 사용할 경우 인물과 정물의 배경에 표현되는 보케가 이미지 완성도에 제법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올림푸스는 45mm F1.2 PRO와 17mm F1.2 PRO 렌즈를 소개하며 보케의 표현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는데, 이는 단순한 배경 흐림을 넘는 ‘그 무엇’을 더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17mm F1.2 PRO는 매우 깨끗하고 또렷한 원형의 보케를 만들어 냈습니다.


- F1.2 (왼쪽) | F1.4 (오른쪽) -


- F2.0 (왼쪽) | F2.8 (오른쪽) -


- F4 (왼쪽) | F5.6 (오른쪽) -


이선효과 없이 깨끗하게 표현되는 원형 보케는 조리개 값이 높아짐에 따라 점차 9각형으로 변하는데, F4부터 그 형태가 확연히 변하기 때문에 보케 위주의 인물/야간 촬영을 하게 된다면 가급적 F2 혹은 그 이하의 조리개 값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평상시 촬영에서도 주변 조명을 아름다운 보케로 표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배경과의 조화가 중요한 광각 렌즈에서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새 렌즈에서 발견한 새 가능성


17mm F1.2 PRO 렌즈는 그동안 17mm F1.8 렌즈를 주력으로 사용했던 올림푸스 카메라 사용자라면 관심갖고 지켜볼만한,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경험해보아야 할 소식입니다. 대표적인 표준 단렌즈 중 하나인 17mm 프레임에 F1.2로 조리개 값이 밝아진 것만으로도 표현의 폭이 크게 넓어졌습니다. 주인공은 더욱 부각되고, 누구나 좋아할 ‘감성적인’ 혹은 ‘근사한’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밝은 조리개 값이 갖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F1.8 렌즈에서 느꼈던 3% 미만의 아쉬움 중 약 2% 포인트 가량을 채워준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이 렌즈의 크기와 가격은 그 장점에 비해 아직 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렌즈의 정가가 약 150만원으로 괜찮은 35mm 미러리스 카메라의 가격에 근접하고, 비교적 작고 가벼운 E-M10 Mark III와 조합해도 무게가 약 1kg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17mm F1.8 렌즈와의 조합이 갖는 장점 역시 누릴 수 없습니다.


결국 이 17mm F1.2 PRO 렌즈의 존재는 제가 이 시스템을 메인 장비로 운영할지 혹은 다시 작고 가벼운 17mm F1.8 렌즈 조합으로 돌아갈지 결정할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렌즈보다 조금 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네요.


[OM-D E-M10 Mark III +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로 촬영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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