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겨울 여행 - 바다가 보이는 동네, 흰여울 문화마을 풍경 (올림푸스 OM-D E-M10 Mark III)

- 올림푸스 OM-D E-M10 Mark III, 부산 흰여울 문화마을 -


지난 주말, 짧은 일정으로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여름부터 시작한 원고가 끝난 것을 기념하는 자축(?) 여행이었는데, 그동안 갇혀있던(?) 답답함을 풀고 오랜만에 맘껏 즐기고 사진도 찍고 왔습니다. 마침 손에 있는 카메라 올림푸스 OM-D E-M10 Mark III를 챙겼는데,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덕분에 여행 짐이 가벼워서 좋았습니다. 14-42mm F3.5-5.6 표준줌 렌즈 조합은 코트 주머니에도 들어갈 정도로 작아서 부담없이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작은 카메라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동네, 부산 영도 흰여울 문화마을


보수동에서 탄 택시가 영도 대교를 건너 흰여울길 초입에 도착했습니다. 기사님은 부산에서도 고립된 섬이었던 영도와 정해진 시간에 열리는 영도 대교에 얽힌 이야기들을 해 주셨고, 때마침 택시 창 밖으로 겨울 바다가 펼쳐지며 기대감을 더했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손바닥만큼 보이는 바다를 향해 다가가니, 난간 너머 근사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잘 닦인 산책로와 벽화, 그리고 탁 트인 바다가 함께 보이는 풍경에서 좀처럼 떠나지 못하고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흰여울문화마을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영화 '변호인' 촬영지로 유명한 이 작은 마을은 해안가를 따라 집들이 늘어선 동네로 요즘 부산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입니다. 이미 유명한 감천 문화마을보다 사람이 많지 않고, 마을의 정취가 잘 보존돼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닷가에 인접한 갈맷길을 따라 한적하게 걷거나, 계단을 올라 구불구불 해안가 마을 골목을 걷는 두 가지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바다를 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하나 둘씩 들어서 부산 여행의 떠오르는 핫스팟 중 하나가 되고 있는 중입니다.



부산 영도의 서쪽을 따라 이어진 이 산책로가 흰여울길입니다. 저는 주거지와 안내소, 카페 등이 있는 흰여울 문화마을을 따라 산책을 시작했는데,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마을이라 길을 걷는 내내 바다를 볼 수 있었습니다. 겨울이라 네 시가 갓 넘은 시각에도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고, 하늘은 이른 노을로 물들었는데 환한 오후는 아니었지만 이 시간만이 가진 매력도 있었습니다. 오기 전에 SNS로 먼저 검색을 해 보았는데, 흰여울 문화마을은 부산의 다른 유명 관광지에 비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사진이 많이 없더군요. 실제로도 관광객이 많지 않아서 오래된 바닷가 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흰여울 문화마을은 이제 막 부산의 또 다른 관광지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는 곳입니다. 마을 곳곳이 공사중이고, 새로 들어선, 혹은 인테리어 공사 중인 카페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로 알려지고, 이 곳에서 보는 아름다운 노을이 입소문을 타면서 발빠른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데, 영도구에서도 관광객 유치를 위한 조성 사업에 적극적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곳곳에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이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볼거리들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관광객 때문에 오랫동안 거주하는 주민들이 크고 작은 불편을 겪고, 타지로 이주해야 하는 사례를 우리는 여러 유명 관광지에서 보아 왔기 때문에 흰여울 마을의 변신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그냥 이대로도 좋은데 말이죠.


흰여울 문화마을은 여전히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산책 중 만난 주민들이 어디서 왔습니까, 커피 한 잔 하고 가이소, 라고 친근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을 다닐 때는 크고 시끄러운 카메라보다는 작은 카메라를 챙기게 됩니다. 그런면에서 E-M10 Mark III와 14-42mm F3.5-5.6 표준줌 렌즈는 흰여울 문화마을 산책에 퍽 어울리는 조합이었습니다.




흰여울 문화마을에는 고양이가 참 많았습니다. 화려한 색으로 칠해진 골목길 사이에 서 있거나 후다닥 도망을 가는 고양이를 보는 즐거움도 이곳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곳 고양이들의 특징은 다른 곳보다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을 뿐더러, 종종 멋진 포즈를 취해주기도 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뜻한 온도의 늦은 오후볕을 받은 이 고양이는 이 날 제가 만난 최고의 모델이었습니다. 14-42mm F3.5-5.6 표준줌 렌즈는 그리 선호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망원 성능이 뛰어나 기대 이상으로 모델에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산책로 곳곳에는 사진에 담기 좋은 조형물과 전망대가 있습니다. 제가 걷는 동안 벌써 풍경이 노을로 제법 물들었는데, 덕분에 갈매기를 형상화 한 조형물이 더 근사해 보였습니다. 화창한 오후에는 이 앞에 서서 바다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담으면 근사할 것 같습니다. 듣던대로 노을이 아름다운 마을이라 늦은 오후에 찾아 해가 질 때까지 머물렀다 돌아오면 괜찮은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안내소로 운영 중인 드라마 촬영소


갈래길 없이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길을 걷다보면 영화 변호인이 촬영된 작은 시골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건물 벽면에 드라마 장면과 대사를 새긴 타일 장식을 붙여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했습니다. 현재는 흰여울 문화마을과 영도에 관련된 자료와 사진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운영중입니다.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멋진 스팟도 있습니다.




건물 안에서 바라본 바다, 이 창틀 앞에 작은 의자를 놓아 인증샷을 찍을 수 있게 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본 흰여울 문화마을 사진 중 상당 수가 이 곳에서 찍은 것이었습니다. 강렬한 노을이 내린 시간엔 실루엣으로 담으면 근사하겠죠?



바다가 보이는 카페 테라스


겨울이라 섬엔 밤이 빨리 찾아왔습니다. 오후 다섯시가 갓 넘은 시간에 해가 산 뒤로 숨었고, 그 주변으로 절정의 붉은 빛이 피어 올랐습니다. 이 날 노을은 흰여울 문화마을에 있는 카페 피라(Fira)에서 보았는데, 노을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 테라스가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마침 근래 본 것 중 가장 멋진 노을이 영도 앞 바다에 펼쳐졌고, 저는 12월 추위도 잊고 야외 테이블에서 유자차를 즐겼습니다. 다음에도 노을을 보러 찾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두어 시간의 짧은 산책이었지만 오후와 노을, 밤바다까지 모두 볼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가벼운 카메라 덕에 사진보다 여행을 즐기는 데 집중할 수 있었고요. 아직은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흰여울 문화마을, 부산의 또 다른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합니다.



겨울 여행 & 가벼운 카메라

여행을 떠날 땐 으레 추억을 담아줄 카메라를 잔뜩 짊어지고 가지만, 이번 여행은 여유가 필요했기에 되도록 가볍게 떠나고 싶었습니다. 사진보다는 여행 자체를 즐기고 싶었고요. 그런 면에서 코트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올림푸스 OM-D E-M10 Mark III 조합은 아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따로 카메라 가방을 들 필요가 없었고, 카메라를 목이나 어깨에 거는 불편함도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스마트폰으로 담을 수 없는 색과 감동을 남겨줬고요. 기대했던 영도 흰여울 문화마을은 제게 필요했던 여유가 있었고, 상상 이상으로 멋진 노을이 있었습니다. 몇몇 장면 앞에서 저는 역시 '카메라가 있어서 다행이야.'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보다 여행"이고 싶을 때, 작고 가벼운 카메라가 마침 제 손에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 흰여울 문화마을의 노을 -


- 영도 밤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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