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카메라' 캐논 EOS 200D의 디자인 훑어보기


 4년 3개월만의 후속 제품입니다. EOS 5D, 6D 시리즈 같은 캐논의 전략 기종이 다른 시리즈보다 신제품 발매 주기가 긴 것을 감안해도 EOS 100D의 후속 제품은 특별히 긴 텀을 두고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EOS 100D의 후속 제품은 없을 것이다'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시장에 떠돌던 시기에 '우리가 이렇게 확실한 돈줄을 그냥 놓을 리가 없잖아'라며 대답하듯 말이죠. 세상에서 가장 작고 예쁜 DSLR 카메라의 두 번째 버전인 EOS 200D는 이번에는 전보다 조금 더 크고 무거워진 탓에 'APS-C 포맷 이미지 센서와 회전 LCD를 탑재한 제품 중 가장 가벼운 DSLR 카메라'라는 다소 긴 설명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카메라를 보는 사람들은 그 긴 부연 설명을 보기 전에 제품의 실루엣과 색, 그리고 숫자를 보고 이렇게 생각하겠죠 '예쁘다, 더 좋아졌겠지? 갖고싶다.' 라고요.



 후에 들으니 화이트 컬러의 DSLR 카메라가 탄생하게 된 것은 캐논이 한국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한 덕분이라고 합니다. 2013년 출시한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DSLR 카메라' EOS 100D는 작은 크기와 돋보이는 화이트 컬러로 여성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출시이래 매년 '가장 많이 판매된 DSLR 카메라'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출시 4년째인 2016년에도 이 구형 카메라가 전체 DSLR 카메라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니 사진에서 '감성'의 영역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금전적 성과를 안겨준 EOS 100D의 후속제품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여전히 충분히 잘 팔리기에 그 시기가 늦어졌을뿐이죠. 2017년 여름 출시한 EOS 200D의 목표는 확실합니다. 화제성과 판매량 모두에서 EOS 100D의 자리를 그대로 EOS 200D가 이어받는 것. EOS 200D는 철저하게 EOS 100D의 성공 공식을 계승하면서, 수익의 최적화를 이뤄줄 장치들을 더했습니다. 자칫 그 이익률이 줄까봐 너무 푸짐하지는 않게, 적당히 챙겨 넣은 모습에서 장사꾼의 본능을 여지없이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카메라의 가장 큰 매력인 '외형'을 중심으로 제가 느낀 EOS 200D의 첫인상과 장단점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전히 매력적이고 전보다 여러모로 더 좋아졌지만, 감탄할만큼 쿨하지는 않습니다.




 색상은 EOS 100D와 동일하게 블랙/화이트가 발매되지만 역시나 이 카메라는 화이트 모델이 그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엔트리 모델인 EOS 800D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줄일 수 있는 것은 다 줄여서 크기를 최소화한 느낌인데, 덕분에 버튼 크기와 다이얼의 조작감도 일정부분 손해를 봅니다. 이점은 EOS 200D 역시 마찬가지로 EOS 100D와 같이 'DSLR 카메라를 동경하는' 엔트리 유저를 겨냥한 제품입니다. 아, EOS 100D의 크기와 색상 등에 만족하지만 좀 더 신형을 사용하고 싶은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전면 실루엣은 EOS 100D와 대동소이하지만 크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느라 배제됐던 카메라 그립부가 기존 EOS DSLR 카메라와 비슷한 형태로 변경됐습니다. 그립부 높이를 높여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 좀 더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데 때문에 외형은 EOS 100D보다 다소 못생겨졌습니다. 디자인이 기존 DSLR 카메라와 같은 형태로 변경되면서 EOS 100D 시리즈가 갖던 컴팩트한 외형의 장점이 다소 퇴색된 것은 EOS 100D 사용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소식입니다. 물론 실제 촬영할 때는 이 변화가 편의성의 큰 향상을 가져다 줍니다. 



- 새롭게 선보인 '실버' 컬러 -


 기존 블랙/화이트 모델에 실버 컬러의 모델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본체 컬러를 실버로, 그립부는 브라운으로 조합했는데 레트로 스타일을 표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플라스틱 소재에 은색을 칠한다고 클래식한 매력이 느껴질 것 같지 않습니다. 이런 공감대가 어느정도 있는지 몰라도, 국내에 이 실버 모델은 판매 계획이 없어 보입니다. 다행일까요?



 외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또 긍정적인 변화는 회전 LCD 채용입니다. EOS 100D의 주 사용자층과 그들의 촬영 목적을 고려할 때 고정형 LCD가 탑재된 것은 EOS 100D의 가장 큰 단점으로 손꼽힐만 했는데, EOS 200D에서 전면 180도까지 회전하는 LCD 모니터를 채용해 이 서운함을 단숨에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화면 자체는 3인치 104만 화소로 EOS 100D와 동일합니다. 이런데서 캐논의 장사꾼 본능이 잘 드러납니다. '좋아졌으나 극적으로 좋아지지는 않았다.'



 작은 크기의 카메라에 DSLR 카메라의 기본적인 사용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이얼과 버튼이 올망졸망 모여있습니다. 당연히 서브 LCD 화면같은 것은 채용되지 않았고요. 그래도 촬영 모드 다이얼과 커맨드 다이얼 등 기본적인 인터페이스가 EOS 800D와 동등한 수준이고, 사용 빈도가 높은 ISO 감도 버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DSLR 카메라로서의 기본 요건'은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합니다. 왼쪽에는 새롭게 추가된 Wi-Fi 무선통신 기능 버튼을 추가했습니다. 버튼 크기는 작지만 구색은 잘 갖춰 놓았습니다.



 앞서 살펴본대로 EOS 200D는 EOS 100D보다 그립부를 더 강조했지만, 이것을 카메라 전체 두께를 넘지 않도록 억제해 실제 체감하는 휴대성의 저하는 그리 크지 않은편입니다. 대다수의 사용자들에게는 EOS 100D보다 손에 쥐는 느낌이 좋고, 촬영할 때 좀 더 안정적인 그립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느껴지겠죠. 


 다만 외형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크기와 무게는 그동안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 열세로 평가된 휴대성의 단점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 과정에서 카메라의 소재와 내구성, 조작성에서 여러가지를 포기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EOS 200D는 저같은 사용자보다는 쉽고 간단하게 DSLR 카메라의 근사한 이미지를 즐기고 싶은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이것이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변화를 꼽으면 '렌즈'입니다. 화이트 컬러의 EOS 200D에 맞춰 기존 18-55mm 번들렌즈보다 화질과 휴대성을 개선한 EF-S 18-55mm F4-5.6 IS STM 렌즈를 실버 컬러로 발매했습니다. 기존 표준줌 렌즈인 EF-S 18-55mm f/3.5-5.6 IS STM 렌즈와 비교해 최대 개방 조리개가 18mm 기준 F3.5에서 F4로 다소 어두워졌지만 렌즈 크기와 무게를 줄여 EOS 200D와 더 어울리는 렌즈가 됐습니다. 렌즈 컬러는 화이트가 아니라 실버로 발매됐는데 이는 함께 출시한 실버 모델과의 조화를 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화이트 모델과도 무리없이 잘 어울립니다. EOS 100D의 열풍을 이끈 EF 40mm F2.8 STM 화이트 렌즈와 함께 사용하면 이제 막 DSLR 카메라로 사진의 재미를 붙인 사용자들에겐 당분간 더 없이 좋은 조합이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DSLR 카메라"


 'APS-C 규격 이미지 센서와 회전 LCD 모니터를 탑재한 기종 중'이라는 다소 긴 조건이 붙지만 EOS 200D는 현재 주목받는 최신 DSLR 카메라 중 가장 가벼운 카메라입니다. 렌즈를 제외한 카메라 본체의 무게는 화이트 모델 기준 409g으로, 화이트 모델이 블랙 모델보다 약 3g 더 무거운 것이 재미있습니다. 같은 화이트 모델 기준 EOS 100D의 무게는 373g으로 약 36g 더 가볍습니다. 회전 LCD와 무선 통신, 그리고 고화소 이미지 센서의 무게라고 생각하면 일견 납득이 가기도 합니다.


 36g 더 무거워졌다지만 EOS 200D를 들어보면 목업 카메라를 든 것처럼 가볍습니다. 늘 묵직한 카메라를 사용하는 제게는 확실히 그 체감 무게의 차이가 상당합니다. 가벼운 표준줌 렌즈와 40mm 팬케이크 렌즈를 조합하면 미러리스 카메라 구성과 비교해도 그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거기에 사진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광학 뷰파인더와 '찰칵'하는 특유의 셔터음, 그리고 이른바 '캐논 색감'까지 갖춘 이 카메라는 많은 한계와 장사속이 훤히 보임에도 역시나 '잘 팔릴 카메라'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보다 좀 더 못생겨졌는데도 여전히 예쁘고요.


 캐논 DSLR 역사에 남을 성공작 중 하나인 EOS 100D. 4년만에 선보인 그 후속 제품 EOS 200D는 전작처럼 센세이셔널하진 않지만 철저하게 '잘 팔리는 제품'의 공식을 분석해 만들었습니다. 일전에 캐논 EOS 6D Mark II 런칭 행사에서도 이 카메라는 이 외모 하나만으로 풀프레임 카메라 못지 않은 관심을 받았으니까요. 외형을 훑어보며 알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이고, 나머지는 이 카메라의 사양을 통해 상상하는 것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제품임은 분명합니다.


앞으로 천천히 그리고 가볍게 이 카메라에 대한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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