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점심으로 샐러드가 어떻겠냐는 말에 반가움 반, 서운함 반이었습니다. 부담스러운 음식이 싫긴 했지만 풀만 먹기는 또 허전한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그에게 이끌려 연남동 안쪽 깊은 골목에 위치한 샐러드 전문점을 찾았습니다. 세상에, 샐러드만 파는 식당이 정말 있더군요. Refresh라는 가게 이름이 콘셉트와 잘 어울립니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이 가게의 자연주의 콘셉트와 잘 어울립니다. 크지 않은 실내는 대부분 여성분들이 채웠고, 주방은 신선한 채소 다듬는 소리가 쉬지 않고 들렸습니다.

 


 메뉴판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린 이유는 샐러드 전문점이지만 고기와 빵, 파스타를 곁들인 샐러드 메뉴 덕분이었습니다. 가격은 만원 내외로 구성 됐는데, 비싸다고 생각한 저는 역시 샐러드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닭가슴살, 소고기, 리코타 치즈, 머쉬룸 파스타 등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를 먹을 수 있어 좋아하시는 분은 일주일에 서너번 와도 질리지 않으시겠더군요. 그렇게 저와 일행은 취향에 따라 샐러드를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메뉴를 고르다보니 고기 vs 면 vs 과일로 취향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흰색 샐러드 볼에 푸짐하게 담아내는 것이 이 곳 스타일. 간편한 메뉴라 포크 하나면 충분합니다. 가격을 보고 좀 의아하긴 했지만 샐러드 양이 제법 됩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다이어트용 샐러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머쉬룸 파스타 샐러드 -


- 트로피컬 치킨 -


- V.VIP -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샐러드는 대다수 같은 채소를 베이스로 포인트가 되는 토핑 몇몇만 다르게 넣어서 단조로웠는데 이곳 샐러드는 레시피 자체가 완전히 달라 메뉴마다 개성이 무척 강합니다. 제가 주문한 머쉬룸 파스타는 차가운 파스타면이 들어가 있어 그나마 이곳에서는 가장 '풀' 느낌이 덜 나는 메뉴로 베이컨, 버섯, 토마토, 면 등의 내용물 때문에 샐러드보다는 파스타 느낌이 강합니다. 트로피컬 치킨은 닭가슴살, 건자두, 오렌지, 견과류와 빵이 있어 가장 건강식에 가깝습니다. 속도 가장 든든할 것 같고요. V.VIP 샐러드는 다양한 종류의 채소에 아보카도를 듬뿍 올린 메뉴입니다. 아보카도를 즐기지 않는 제게는 '모양 예쁜 샐러드'일 뿐이었습니다만.



 제가 먹은 머쉬룸 파스타 샐러드는 상대적으로 드레싱이 강한 편이었지만 과일과 채소 위주의 다른 샐러드 메뉴는 드레싱보다는 재료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기는 구성으로 보이더군요. 무엇보다 짜고 단 음식과 달리 먹고 난 후 부담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저같은 탄수화물 중독자들은 금방 허기가 느껴지겠지만, 몸을 생각한다면 하루쯤 신선한 샐러드로 점심식사를 해보시는 것도 좋겠더군요. 연남동을 빠져 나오기도 전에 허기가 지기 시작한 저는 이집에 자주는 못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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