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그거 알아?

난 너희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그럴듯한 걸 준비하고 있었어


후지필름의 첫번째 중형 포맷 디지털 카메라 GFX 50S의 소식을 듣고 마치 이런 말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35mm 풀 프레임 포맷에 대한 오랜 염원에 '그보다 훨씬 더 크고 멋진 것'으로 보답한 것입니다. 35mm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보다 약 1.7배 큰 대형 이미지 센서는 5000만 화소의 압도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것입니다. 이미 X 시리즈를 통해 이미지 품질에선 충분히 검증받은 후지필름의 제품인 만큼 카메라 자체에 대한 기대는 얼마 전 발표된 핫셀블라드의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X1D보다 오히려 더 큽니다.

후지필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특히 X100 시리즈를, 그 안에 담긴 철학을 좋아하는데요. 어느 회사보다 이미지 센서 성능 그리고 '컬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이 멋진 카메라를 APS-C 규격의 작은 이미 센서로 즐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무척 아쉬워 했습니다. 사실 첫번째 렌즈 교환식 카메라 X-Pro1의 발표와 동시에 시작된 아주 긴 이야기입니다. 참으로 오랫동안 후지필름은 35mm 풀프레임 센서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 혹은 압력을 받아 왔었고 그 때마다 후지필름은 어물쩡한 말로 회피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현재 이미지 품질은 이미 최상급이다', '우리는 판형보다 화질을 고려한다' 라는 이유로 말이죠.


- X100은 제게 최고의 카메라 중 하나였습니다- 


후지필름이 중형 디지털 카메라를 준비중이라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얼마 전부터 꾸준히 루머가 있었고 핫셀블라드의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X1D가 발표되면서 '후지도 곧'이란 반응이 있었습니다. GFX 50S은 X1D와 동일한 소니의 5140만 화소 43.8 X 32.9mm 이미지 센서를 사용합니다. 물론 후지필름의 X-Processor Pro 이미지 프로세서 탑재로 이미지 성향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가격도요. 하지만 35mm 풀 프레임 포맷보다 더 큰 중형 포맷인만큼 일반 사용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일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소니와 캐논, 니콘 메이저 3사가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35mm 풀프레임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기존 X 시리즈와 함께 침몰하는 것보다 경쟁회사의 카메라를 화질로 압도할 수 있는 중형 포맷의 런칭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품질 자체에 대한 높은 평가를 중형 포맷으로 이어가면서 기존 APS-C 포맷 X 시리즈 역시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투 트랙 전략을 세우기에도 유리하고요. 제가 가질 수 없음에도 후지필름의 중형 카메라가 반가운 것은 아직까지 마이너인 후지필름 브랜드 자체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GFX 50S의 이미지 센서의 크기는 약 44 x 33mm의 크기로 36 x 24mm의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보다 약 1.7배 크고 X 시리즈의 APS-C 포맷보다는 약 4배 큽니다. 이미지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인 '판형' 자체가 대형화 된 새로운 시스템은 X 시리즈는 물론 경쟁사의 35mm 풀 프레임 카메라보다 월등한 화질을 보장받게 됩니다. 아직 실제 제품이나 촬영 샘플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GFX 50S가 풀 프레임 카메라보다 좋은 결과물을 안겨줄 것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풀 프레임 카메라 사용자들이 APS-C 카메라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같으니까요.

GFX 50S은 대형 이미지 센서만큼 카메라의 크기와 부피 자체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렌즈와 이미지 센서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두께가 무척 두툼한 것이 눈에 띕니다. 옆에서 보니 풀 프레임 DSLR 카메라와 구별되는 중형 포맷 카메라의 특징이 어느정도 드러납니다. 하지만 발표회장에서 공개된 GFX 50S의 크기는 풀 프레임 DSLR 카메라와 그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기존 X 시리즈와 같은 소재와 그립 등에서 후지필름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가는 인상을 받습니다.


출처 : http://www.thephoblographer.com

미러가 없는 구조를 통해 기존 DSLR 혹은 중형 카메라보다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점이 GFX 50S를 '휴대할 수 있는 중형 카메라'로 만들었습니다. 풀 프레임 DSLR 카메라와 비슷한 크기에 중형 포맷의 압도적인 화질. 이것이 그동안 35mm 풀프레임에 그토록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후지필름의 답이었던 셈입니다. 


후지필름은 새로운 중형 시스템을 G 시스템으로 명명했습니다. 소형화를 위해 이미지 센서와 렌즈군 끝단까지의 거리인 플레인지 백을 26.7mm까지 줄였고 광학 성능을 인정받은 전통의 명가 '후지논'의 전용 GF 렌즈들이 출시될 계획입니다. 이미지 프로세서는 X-T2에서 선보인 X-Processor Pro가 탑재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현재 '개발중'인 제품이라 상세한 사양은 미정입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단점인 뷰파인더는 외장 전자 뷰파인더로 채웠습니다. 핫슈를 통해 장착하는 외장 뷰파인더 방식인데 별도 어댑터를 사용해 틸트까지 지원한다는 것이 후지필름의 발표입니다. 이와 함께 사진에서 대략적인 GFX 50S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ISO 감도는 ISO100-12800을 지원하는 것과 최대 셔터 스피드 1/4000초라는 것을 상단 다이얼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다이얼과 버튼 인터페이스가 기존 X 시리즈와 상당부분 닮았습니다. 전용 후지논 렌즈 역시 경통 디자인과 기계식 조리개 링 등 XF 렌즈와 닮은 외관입니다.


기존의 중형 카메라가 크고 육중한 체급 때문에 이동 보다는 스튜디오 촬영용으로 사용했던 것에 비해 GFX 50S는 휴대 가능한 중형 카메라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나온 세로그립 등의 액세서리 역시 기존 풀 프레임 DSLR 시장에서 보다 고화질을 요하는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힙니다. 세로그립을 장착한 모습이 풀 프레임 DSLR과 닮았습니다. 그옛날 후지필름의 S-Pro 시리즈 DSLR 카메라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요.


후지필름은 GFX 50S와 함께 후지논 브랜드의 전용 GF 렌즈 6종을 발표했습니다. 표준, 광각, 망원부터 단렌즈와 줌렌즈, 매크로 렌즈까지 비교적 다양하게 선보인 이 렌즈들은 2017년 GFX 50S 런칭과 함께 순차적으로 발매 된다고 합니다.











후지필름의 첫번째 중형 디지털 카메라, 비록 후지필름의 혼이 담긴 X-Trans CMOS 이미지 센서가 아니고 가격이 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아쉽지만 기존의 프로, 하이 아마추어용 시장이 35mm 풀프레임에서 중형까지 그 폭이 더욱 넓어진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소식입니다. 2017년 상반기 중 출시된다는 GFX 50S가 얼마나 '굉장한' 이미지를 보여줄 지 무척 기대됩니다. X100 이후 오랜만에 후지필름의 신제품을 손꼽아 기다려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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