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당신이 동경하던 35mm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

35mm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는 라이카 Q를 가장 쉽게 소개하는 방법입니다. -


이 카메라의 2400만 화소 35mm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만 이것이 Q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2013년 3월 출시된 라이카 M Typ240에서 처음 2400만 화소 이미지 센서가 선보였으니 사실 3년째 우려먹는 사골(?)입니다. 하지만 라이카는 최신 제품인 미러리스 카메라 SL에도 여전히 2400만 화소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으며 라이카 Q는 다양한 제품을 통해 검증받은 그리고 여전히 건재한 이 이미지를 모든 라이카 카메라를 통틀어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물론 이 카메라의 가격을 생각하면 아쉽기 이를 데 없지만요.


LEICA Q | 28mm | F2.8 | 1/125 | ISO 1600


물론 큰 센서와 화소가 반드시 고화질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센서 기술과 이미지 처리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그 차이를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 이미지 센서는 분명 고화질로 가는 ‘지름길’이며 높은 화소는 보다 섬세한 묘사로 이어집니다. 풍부한 표현력과 다양한 심도 표현 등의 장점으로 35mm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는 현재도 변함없이 많은 사진 애호가들의 ‘꿈’ 혹은 ‘동경’의 대상이며 우리가 간편한 스마트폰 대신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는, 나아가 크고 무거운 그리고 매우 비싼 DSLR 카메라를 매고 또 이고 다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과거 1kg 이상의 무거운 DSLR 카메라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35mm 풀 프레임 센서의 이미지를 이제 미러리스 & 콤팩트 카메라를 통해 절반 혹은 그 이하로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렌즈 교환 방식과 미러박스 등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엎는 시도를 통해 기동성과 화질을 모두 충족하는 디지털 이미지의 움직임, 라이카 Q의 출발점 역시 그 상상력에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화질’과 동음이의어로 쓰이는 이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단연 이 카메라를 가장 쉽게, 그리고 극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입니다.



라이카 스탠더드, 2400만 화소 이미지

LEICA Q | 28mm | F5.6 | 1/800 | ISO 100


하지만 이 대애단한(?) 이미지 센서가 이 카메라의 가격 그리고 가치에 타당한 설명이 되느냐면 사실 그렇지 못합니다. 라이카 M이 출시된 2013년에야 뭇 사진가들의 가슴을 뛰게 했지만 5000만 화소 카메라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요즘 2400만 화소는 명함도 내밀기 힘든 스펙입니다. 최근엔 손바닥 위 스마트폰이나 작은 미러리스 카메라에서도 쉽게 2000만 화소를 발견할 수 있으니 앞으로 이 2400만이라는 숫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 카메라의 단점이 될 것입니다.





다만 제가 이 2400만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것은 현재 라이카 이미지의 표준이라는 의미 때문입니다. 2013년 라이카 M 이후 출시된 다양한 M 시리즈와 콤팩트 카메라 Q, 미러리스 카메라 SL까지 라이카는 풀프레임 카메라 전체에 2400만 화소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모델들은 상향 평준화된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브랜드 특유의 컬러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크기와 무게부터 가격까지 서로 다른 라이카의 카메라가 이 2400만 화소 아래에서 주는 통일된 신뢰감에 저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 라이카 Q의 2400만 화소 이미지 확대 >


비록 최근에는 이것이 기술력의 정체 혹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상술이라는 해석에 더욱 크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제게 2400만은 이 카메라의 가벼움과 여행 사진의 기동성을 잘 설명하는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낮은(?) 화소 덕분에 이 카메라는 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초당 10장의 고속 연사라는 새로운 항목까지 생겼습니다.


LEICA Q | 28mm | F1.7 | 1/3200 | ISO 100

이 카메라의 색에 대한 이야기는 수치화할 수 없는 것이라 제 주관적인 의견에 머물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제게 가장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여행을 떠나면서도 의구심을 놓지 않았기에 그 안도감에 더욱 신이 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라이카 '마에스트로' 이미지 프로세서


라이카 M의 이미지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라이카 Q의 결과물에 대한 걱정이 컸습니다. 외관부터 기능/성능 모두 고집스러운 M 시리즈와 다른, 현대 이미지, 전자 기술과 타협한 잘 빠진 일본 카메라 느낌이 강했거든요. 반신반의하며 떠난 여행의 결과물은 다행히 제가 사랑하던 그 이미지와 대동소이했습니다. 독자적으로 디자인하는 이미지 센서와 '마에스트로' 프로세서가 다른 형태에서도 통일된 이미지를 안겨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여행 첫날, 졸음을 달래 가며 몇 장의 사진을 보며 속으로 외쳤습니다.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이미지 성향이 M과 확연히 다른 것이 느껴졌습니다. 세련됐지만 가벼웠고 부드러움 역시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고품질 라이카 렌즈 특유의 샤프니스와 과감한 발색 등 그동안 제가 장면을 담아온 방식을 고수하기에 큰 무리가 없어 보였습니다. 심지어 요즘은 전보다 조금 더 밝고 맑아진 색이 제 것 같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다양해진 펜, 더 넓어진 종이 ISO 100 - 50000

LEICA Q | 28mm | F6.3 | 1/160 | ISO 100


50000이라는 숫자에 처음 눈을 의심했습니다. 라이카 M의 지원 감도가 iso 200-6400이니 저감도와 고감도 모두에서 굉장한 발전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 해도 경쟁 카메라의 매끈함을 따라갈 수 없지만 적어도 몇몇 장면에서 한 숨 쉴 일이 사라졌다는 것에 위안을 삼습니다.


LEICA Q | 28mm | F1.7 | 1/5000 | ISO 100




ISO 100는 광량이 충분한 야외 촬영에서 보다 깨끗한 이미지를 기대할 수 있고 낮은 조리개 값의 개방 촬영에도 유리합니다. 라이카 Q는 기존 기계식 셔터에 전자식 셔터를 병용해 최대 1/16000초의 셔터 속도를 지원하는데, ISO 100과 함께 활용하면 화창한 여름날에도 F1.7의 개방 촬영을 맘껏 이용할 수 있습니다. 광량에 구애받지 않은 심도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는 수치입니다.


ISO 4000





라이카 M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iso 3200 이상의 감도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종종 장면을 그냥 흘려보내기도 했죠. 하지만 Q를 사용한 후에는 iso 4000 이상의 고감도를 종종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과물 역시 발전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작고 가볍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제게 라이카 Q의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고, 여행지의 밤 풍경을 밤 못지않게 좋아하는 제게 지난 여행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 다음편에 계속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DISQUS 로드 중…
댓글 로드 중…

블로그 정보

빛으로 쓴 편지 - mistyfriday

Writer & Traveler.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최근에 게시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