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돼지국밥'이 있죠. 얘기만 많이 들어봤지 돼지국밥을 먹어본 적은 없는 터라 이번 여행에서 꼭 한 번 먹어보기로 결정하고, 숙소였던 해운대 주변의 돼지국밥집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마침 머지 않은 곳에 이름이 알려진 돼지국밥집이 있어서 다녀왔죠. 해운대 시장 너머에 있는 '왕돼지국밥'입니다. 방송에도 몇 번 소개가 됐던 집이라고 하네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내부 풍경, 부산에서 방문했던 많은 시장이 그랬지만 이 곳도 2-30년 전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 옛날 그대로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그러고보면 예전엔 자연스러웠던 이런 식당을 이제는 찾아다녀야 볼 수 있게 되었네요.





가격은 이렇습니다. 역시나 돼지국밥이 가장 유명하고, 내장/순대국밥이 또 있네요. 밥을 말아서 나오는 돼지국밥이 싫으시면 따로국밥을 시키시면 되겠습니다. 고기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한 수육백반도 있었습니다. 국밥류를 좋아하지 않는 저는 저 수육백반에 눈이 갔지만 오늘은 부산의 대표 메뉴를 체험하기로 결정한 날이니까요,.


안주로 좋을 수육과 순대도 있습니다. 사실 소주 안주로 이만한 게 없다죠? 주변 테이블의 아저씨들은 점심부터 안주와 함께 이미 거나하게 취해 계십니다.





주문하자마자 메뉴가 나왔습니다. 주문한 메뉴는 역시나 '돼지국밥'

순대국밥과 조금 다른 맑은 국물에 수북하게 담긴 돼지고기, 그리고 성의 없이(?) 수저에 퍼담아 얹어 나온 양념장까지, 부산의 대표 메뉴 다운 정겨운 모습이죠?


함께 나오는 반찬은 김치와 새우젓, 고추/양파/마늘 등의 안주거리와 부추무침입니다. 국밥 한 그릇에 나오는 반찬 치고는 푸짐하죠? 특히나 저 대충 무친 듯한 부추무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국밥보다 더 맛있었어요





사실 먹기 전에는 왜지국밥과 순대국밥이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했는데 먹어보니 조금은 알겠습니다.

이 곳 돼지국밥의 국물은 진하고 무거운 국물맛으로 먹는 순대국밥보다는 맑고 담백하고 들어있는 고기도 돼지 살코기 위주라서 부담이 확실히 덜했습니다.


단지 저 양념장이 제가 먹기에는 좀 많았는데,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드시기 전에 덜어서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함께 나오는 소면은 국밥에 넣어서 밥과는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죠, 별미로 즐길만 합니다. :)





개인적으로 국밥보다 맛있었던 채소 무침, 새콤하니 입맛도 돋우고 담백한 국밥과도 잘 어울립니다.



소면과 이 무침이 있어서 안 그래도 푸짐한 돼지국밥이 한결 더 든든한 식사가 되었네요.






6천원의 가격에 양은 무척 푸짐합니다. 물론 이 곳만 이런 건 아니고 부산의 오래된 식당들이 대부분 서울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했어요. -서울 밥값은 너무 비싸죠- 밥을 왜 안 주시나 했더니 국밥에 이미 말아 나왔습니다. 한 수저 크게 먹으니 아 이게 부산의 맛이구나 싶습니다.


사실 돼지국밥만의 맛이 무엇이냐 생각해 보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무언가 특별한, 혹은 강한 맛이 있다기보단 담백하고 푸짐한 그 '느낌'이 이 돼지국밥이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요? ㅌ담백한 맛이 마치 백지 같아서 그 위에 사람들의 다양한 추억들과 함께 식사를 했던 순간의 감정들이 잘 씌여지는 것이 아닐지.


어쨌든 저는 이 돼지국밥이란 메뉴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생각보다 돼지고기 요리 특유의 무거움도 없었고, 돼지 냄새도 나지 않아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양도 푸짐했고요.



다음에 또 부산을 찾으면 이 집을, 혹은 다른 곳에서라도 돼지국밥을 찾을까 제게 물어보면,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번 여행에서 얻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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