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서울에서 광안리까지, 하루만에 제법 먼 거리를 이동한 피로에 점심 시간이 다 되어서야 시작된 둘째 날, 시작은 숙소 앞 해운대 바닷가입니다.

안에서 바다가 보이지 않아도, 해운대에 숙소가 있었다는 것 만으로 이번 여행은 왠지 참 잘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아마 이렇게 일어나자마자 바닷가에 닿을 수 있어서였겠죠, 그러려고 여기 왔으니까요.


그 새 봄이 더 가까이 온건지, 이 날 아침은 전날보다 더 따사롭습니다. 이렇게 하루 하루 계절의 변화가 느껴질 때, 사람들은 더욱 감상에 젖게 되죠. 저도 이 날 아침에 해운대 바닷가에 가만히 서서 그렇게 새 계절을 감상했구요. 이 날은 많이 걷지도 사진을 찍지도 않았습니다. 아마 잊었다는 게 맞겠죠?





멀리 달맞이 고개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화창한 봄 날, 전 날 입은 외투마저 부담스러워 티셔츠에 얇은 코트를 입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광안리와는 또 다른, 파랑색 아닌 투명한 이 날의 해운대 바다






봄이 되니 괜히 평범한 풍경 속의 사람과 새들까지 다 신나 보이는 건, 역시 기분 탓이겠죠? :)





부산은 물론, 한국의 대표적인 바닷가인 해운대는 벌써부터 여름 휴가철을 준비하는지 한쪽에 큰 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한적한 바닷가의 낭만은 어제 광안리에서의 시간으로 만족하고 이날 해운대에서는 짧은 '응시'만 있었습니다. 그래도 짧은 시간 동안 사람과 바다, 갈매기 등 이 곳에 있었던 많은 것들이 멋진 풍경을 보여줘서 참 좋았습니다. 마침 숙소가 해운대니, 다시 또 만날 시간이 있을거야 라며 늦은 점심 식사길로 향합니다.






이 날 해운대와 달맞이 길, 청사포와 더 베이 101의 야경까지 제법 긴 산책을 마무리하고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 번 해운대 바닷가를 찾았습니다. 처음 해운대를 찾았을 때의 검지만 화려한 흑백 사진같은 밤 풍경이 그리워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위한 조명은 백사장을 낮처럼 환하게 비춰 바다는 비정상처럼 검게 느껴지고, 모여든 사람들과의 풍경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대비를 갖습니다. 아마 며칠 전의 '겨울 해운대'였다면 없었을 듯한 거리 공연과 화가들이 만드는 장면들도 봄맞이 여행이었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해운대는 꼭 하루 두 번 가게 됩니다. 아침의 고요함과 한밤의 화려함, 그 둘을 모두 봐야 해운대에서의 하루가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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