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어느 여름날, 서촌을 한바퀴 돌고 나니
그때서야 우리가 오늘 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너무 생소한 서촌의 여러 식당과 카페를 뒤로하고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간 곳은
서촌을 지나 통인 시장 안에 위치한 피자 전문점 빚짜(bezza)입니다.
일행의 추천을 통해 찾게 된 곳인데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중 한 곳인 통인 시장 한 가운데 위치한 이 곳은
전통 시장의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되는 인테리어와 메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곳의 대표 메뉴인 피자를 연상시키면서, 묘하게 한국적인 이름이기도 한 상호명 역시 그렇고요.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바로 건너편 가게는 곱창볶음 집입니다.
그 외에도 주변 가게들이 대표적인 전통시장의 음식들인 쭈꾸미, 칼국수, 순대 등등인데
식당 문을 열면 이 곳이 통인시장 한복판이라는 것을 잠시 잊게 됩니다.
작지만 비교적 깔끔하고 잘 정돈된 느낌의 내부.
피자와 함께 주문한 샐러드입니다.
닭가슴살과 피자 도우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빵과 함께 나오는 샐러드는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음식이지만 불에 구운 닭가슴살 향과 색다른 느낌의 빵의 맛이 잘 어울렸습니다.
양이 많지 않은 분들은 이 샐러드 하나만으로도 괜찮은 식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곳의 대표 메뉴는 역시나 피자입니다.
마침 치즈가 듬뿍 든 피자가 먹고 싶었던 터라 두 가지 피자를 주문했습니다.
배고픔에 지쳐 이성을 잃고 주문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피자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
소시지의 짭짤함과 피자의 풍부한 향, 식감이 잘 어우러지고
특히나 막 구운 도우의 풍미가 아주 좋았습니다.
이 피자는 콰트로 치즈 풍기 피자로 기억하는데요..
(확신은 아닙니다)
역시나 쫄깃한 도우의 식감과 치즈의 향, 그리고 버섯이 잘 어우려져 있습니다.
피자 크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프랜차이즈 가게의 그것처럼 크지 않지만 성인 한 명이 넉넉하게 먹을 크기로 피자 둘과 샐러드로 세 명이서 든든히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푸짐한 테이블
최근엔 맛집 소개보다는 식사 후기 정도로 포스팅 하고 있는 저는
맛 평가에 있어선 다소 박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이 곳 피자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근래 먹은 피자 중에 가장 맛있었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요.
특히나 토핑도 토핑이지만 갓 구워져 나온 도우의 식감이 정말 좋고 프레즐을 연상시키는 맛이 있어 씹을 수록 매력이 있더군요~
인터넷에 범람하는 여러 맛집 소개 중에는
진짜도 많지만 가짜도 정말 많습니다. 요즘엔 거의 믿지 못할 정도로요.
때로는 이렇게 지인의 추천을 받아 찾게 되는 곳에서
'아 우리는 너무 만들어진 맛집들에만 둘러싸여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경복궁과 서촌, 통인시장 근방을 찾으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방문해보세요,
정말 괜찮은 피자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