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Q2 - 1.두 번째 Q, 라이카 그리고 나의. (LEICA Q2 Typ 4889)
2만원짜리 물건 사는 데는 몇 주를 고민하면서 수백만원짜리 카메라를 사기로 결정하고 들고 오기까진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 게 취미고 취향이고 관심이겠죠. 불면의 밤에 우연히 장터에서 쿨매를 발견하고 급 관심이 생겼는데, 다음날 손에 들려 있더군요. 쿨매는 놓쳤지만 마음을 먹고 나니 한시가 급해서. 얼떨결에 라이카 Q2를 영입했습니다.
라이카 Q는 제가 가장 유용하게 쓴 카메라 중 하나입니다. 좋아하긴 M 시리즈를 더 좋아하지만 다양한 환경에서 특히 여행용으로는 Q 시리즈가 탁월하거든요. AF의 편리함, 휴대성, 가성비 등. 라이카 카메라에 가성비를 논하는 것이 넌센스지만 Summilux 28mm F1.7 렌즈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이 카메라는 가성비 카메라가 맞습니다. 지금보다 가격이 더 저렴했던 Q 시절에는 '렌즈를 사니 바디를 주더라'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으니.
라이카의 두 번째 Q 시리즈. 제게도 두 번재 Q 시리즈입니다. 출시 4년이 가까운 구형 카메라지만 여전히 시리즈 내 최신 제품이고 지금 써도 충분한 사양이라 한 번 즐겨보려고 합니다. 전작 라이카 Q를 꽤 오랫동안 쓴 만큼 잘 즐기고 재미있게 이야기도 풀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여태껏 실버 버전을 안 내 준 이 회사의 고집은 정말 대단합니다.
제품 사양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 (36x24mm)
4730만 화소
1/2000 - 60초 / 전자식 셔터에서 1/40000초
ISO 50-50000
LEICA SUMMILUX 28mm F1.7 렌즈 / 9군 11매, 비구면 렌즈 3매
F1.7 - F16
콘트라스트 검출 AF
초당 10매 연속 촬영 (전자 셔터 20fps)
최단 촬영 거리 30Cm / 매크로 모드에서 17cm
4K 30/24p 동영상 촬영
368만 화소 OLED 뷰파인더 (0.76배)
3인치 104만 화소 LCD 디스플레이
Wi-Fi / 블루투스 무선 통신
BP-SCL4 배터리(1860mAh) / 350매 촬영 가능
광학식 손떨림 보정
IP52 방진방습
싱글 SD 카드 슬롯
130 x 80 x 92 mm
652 g (배터리, SD 카드 제외) / 734 g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와 Summilux 28mm 렌즈를 품은 AF 카메라. 라이카 Q 시리즈의 핵심입니다. 긴 텀을 두고 발매한 후속 제품인만큼 라이카 Q와 비교해 많은 것이 변했지만 사실 핵심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화소가 두 배 가량 늘어났지만 포맷이 같고, 렌즈도 동일합니다. 나머지는 현세대 기술에 맞는 소소한 업데이트 정도로 보여요. 셔터 속도와 ISO 범위, 연속 촬영 속도, 동영상 해상도 변화가 눈에 띄지만 이 카메라를 고속 연사나 영상 작업용으로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IP52 방진방습, 늘어난 배터리 용량을 긍정적인 변화로 꼽습니다. 카메라의 신뢰도 그리고 운용 효율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두 모델을 다 써 본 저도 유심히 보지 않으면 구별이 힘들 정도로 디자인은 전작과 대동소이합니다. 인터페이스 효율성을 위해 버튼/다이얼을 재배치하고 방진방습 설계에 따라 배터리 시스템이 바뀐 것 정도. 아, 상판 구석에 있었던 로고를 핫슈 쪽으로 옮긴 것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얼마나 바뀐 게 없으면 이런 데 감동할까 싶지만.
아, 여담으로 Q2까지는 라이카의 호화로운 패키지가 남아 있어서 좋았습니다. M11부터는 상당히 환경 친화적(?)으로 바뀌었죠.
저는 뒤늦게 영입했지만 라이카 Q는 2019년 초에 발매된, 이제 서서히 후속 얘기가 나오는 구형 카메라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가 늘 그렇듯 몇 개의 에디션이 출시됐습니다. 외형만 바꾼 특별판이 있는가 하면 흑백 버전의 Q2 모노크롬도 있습니다. 마음은 모노크롬이지만 작업용으로는 컬러가 필요하다보니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Q vs Q2
라이카 Q는 2015년, Q2는 2019년에 출시됐습니다. 둘의 사양 차이가 제법 있지만 사용자에 따라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2400만 화소가 여전히 부족함 없고, 렌즈가 동일하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라이카 Q를 영입할 마음도 있었어요. Q에만 있는 실버 버전이 맘에 쏙 들어서. 하지만 Q2를 영입했으니 전작 Q보다 뭐가 나은지 제대로 봐야 했습니다. 중고 가격 기준 이,삼백 만원을 더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아래는 둘의 간단 비교입니다.
화소 : 2400만 / 4730만
셔터 속도 : 1/2000-30초 / 1/40000-60초 (전자 셔터)
ISO 감도 : 100-50000 / 50-50000
연속 촬영 : 10fps / 20fps (전자 셔터)
뷰파인더 : 368만 화소 LCOS / 368만 화소 OLED
디스플레이 : 3인치 104만 화소
동영상 해상도 : 1920 x 1080 Full HD / 3840 x 2160 4K
방진방습 설계 : 미적용 / 적용(IP52)
배터리 : BP-DC12 / BP-SCL4
무선 통신 : Wi-Fi+NFC / Wi-Fi+블루투스LE
크기 : 130 x 80 x93 mm / 130 x 80 x 92 mm
무게 : 640 g / 718 g
디자인, 구별하기 힘듭니다. 버튼 수가 바뀌었습니다만 그게 뭐 촬영에 큰 차이로 이어지진 않겠죠. 크기, 사실상 같습니다. 렌즈가 Q2쪽이 조금 더 긴 게 흥미롭습니다. 렌즈 사양이 동일하거든요. 덕분에 매크로 전환 스위치가 넓어져서 조작하기 편해졌습니다. 외형의 가장 큰 차이는 동영상 촬영 버튼 삭제, 후면 버튼 숫자 세 개로 변경, 배터리/메모리카드 삽입 방식 변화입니다. 배터리가 커버 일체형인 BP-SCL4로 바뀌었습니다. SL, SL2에서도 사용하는 배터리인데 방진방습 설계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메모리 카드 슬롯이 따로 생겼습니다. Q는 커버를 열면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 슬롯이 함께 있었죠.
여행용 카메라로 Q 시리즈를 사용하고 추천하는 제게는 방진방습 소식이 가장 반갑습니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Q는 비 맞으면 안됐어?' 라이카 Q를 들고 여기저기서 비를 맞고 다녔던 게 떠올라 뜨끔합니다.
화소수를 두 배로 증가시킨 것은 28mm 단렌즈를 사용하는 Q 시리즈의 디지털 줌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50mm 이상은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35mm까지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셔터 속도가 최장 60초까지 늘어난 것은 장노출에서 효과가 있을 것 같고, 동영상 해상도가 4K로 높아진 것은 영상 촬영 빈도가 높지 않은 제가 간혹 기록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해 보입니다. 이렇게 보니 Q보다 많이 좋은데요?
[ 라이카 Q2로 촬영한 이미지 ]
사족으로 제가 작성한 라이카 Q 사용 후기를 덧붙입니다. 시간 여유가 있고 라이카 카메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건성건성 읽어보기 괜찮으실 거예요. 오래됐지만 여전히 현역이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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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의 현대식 이름, 라이카 Q - 2. 이미지 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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