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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랜더 컬러스코파 21mm F3.5 asph VM 렌즈 Type II 사용 후기 (Voigtlander Color-Skopar 21mm f/3.5 Aspherical)

mistyfriday 2022. 1. 10. 15:02

보이그랜더의 VM 초광각 렌즈 컬러스코파 빈티지 라인 21mm F3.5 asph Type II 렌즈를 약 한 달간 사용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한 달간 이 렌즈와 라이카 디지털 M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고 후보정하며 느낀 특징과 장단점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디자인과 소재가 다르지만 광학 구조가 같은 Type I 모델을 일 년 전부터 사용했으니 실사용에서 느낀 감상을 제법 세세한 부분까지 나눌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렌즈는 21mm의 시원한 초광각 프레임에 F3.5의 비교적 밝은 조리개 값, 현행 광학 설계로 왜곡과 주변부 컬러 캐스팅을 크게 개선한 것이 장점입니다. 그러면서도 크기가 작고 무게 역시 가볍습니다. 게다가 신품 기준 100만원 미만의 가격까지. 라이카 M 마운트의 수많은 광각 렌즈 중에서 가성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클래식 렌즈의 장점들을 잘 가져와 구현한 디자인도 높게 평가합니다. Type II 모델에선 황동 소재와 블랙 페인트 마감 등 마감과 완성도에서도 일보 진전을 이뤘죠.

 

이 렌즈의 사양과 디자인 등 기본적인 정보들은 이전 포스팅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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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랜더 컬러스코파 21mm F3.5 asph VM 렌즈 Type II 첫인상 (Voigtlander Color-Skopar 21mm f/3.5 Aspherical)

보이그랜더의 빈티지 라인 VM 렌즈의 신제품이 발표됐습니다. 이미 판매 중인 컬러스코파 21mm F3.5 asph 렌즈의 Type II 버전으로 소재와 색을 달리한 것이 특징입니다. Type I 제품이 블랙/실버 투 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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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랜더 21mm 컬러스코파 빈티지 렌즈 (Voigtlander Color-Skopar 21mm f/3.5 Asph) - 첫인상

개인적으로 라이카 M과 함께 구상했던 렌즈 라인업 중 마지막 렌즈였던 보이그랜더 광각 렌즈를 영입 완료했습니다. 이로써 21-35-50mm 초점거리로 렌즈 구성을 완료했습니다. 세 렌즈 모두 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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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mm 프레임

표준줌 렌즈의 24mm 광각 그리고 스마트폰 카메라의 넓은 프레임에 익숙해진 요즘엔 초광각에 대한 기준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얼마 전까진 28mm가 가장 선호도 높은 광각으로 손꼽혔지만 광각 특유의 시원시원함을 즐기는 이들에겐 그마저도 좁게 느끼고 있습니다. 24mm 미만의 초점거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 그러면서도 주변부 왜곡이 없는 렌즈로 18-21mm 초점거리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엔 초광각 렌즈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 즉 주변부 왜곡과 광량 저하를 광학 기술의 발전과 소프트웨어 보정으로 상당 부분 해소하고 있다는 것도 그 이유가 되겠네요.

컬러스코파 21mm F3.5 렌즈의 프레임은 말 그대로 시원합니다. 단순히 뒤로 물러나는 것에서 느낄 수 없는 빨려들 것 같은 몰입감이 있어요. 위 이미지는 주요 광각 프레임의 너비 차이를 비교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24,28mm 프레임에 비해 그 차이가 확연합니다. 광각에서는 초점거리 1mm 차이가 매우 크다고들 하죠.

이게 얼마나 넓으냐면 라이카 M 카메라의 광학 뷰파인더에서 다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라이카 M10 시리즈의 광학 뷰파인더는 최대 약 24mm의 프레임을 표시할 수 있는데 21mm 렌즈는 이보다 화각이 넓습니다.

위 이미지는 라이카 M 카메라의 광학 뷰 파인더에 표시되는 프레임 라인으로 21mm 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실제로 찍히는 화각이 이 전체 화면보다 넓습니다. 때문에 바깥쪽을 머릿속으로 가늠해 촬영하거나 별도의 뷰파인더를 사용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라이카 M10 시리즈에 호환되는 전자식 뷰파인더 비조플렉스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의 광학 뷰파인더 액세서리가 있습니다. 전자식 뷰파인더는 실제 찍히는 화면이 파인더 속 작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그대로 표시되므로 프레임뿐 아니라 노출, 컬러 등 결과물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촬영할 수 있습니다. 광학 뷰파인더는 카메라 안에 있는 뷰파인더와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진 파인더를 핫슈 등에 결합해 사용하는 액세서리입니다. 전자식 뷰파인더 특유의 이질감이 적지만 시도차가 있고 초점 확인/조작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죠.

초광각 렌즈의 경우 피사계 심도가 좁기 때문에 높은 조리개 값, 대략적인 거리 정도만 측정하면 포커스에 대한 부담 없이 촬영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광학 뷰파인더를 핫슈에 장착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조플렉스의 가격이 워낙에 높고 물건 자체가 귀한 탓도 있죠.

21mm 초광각이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영역 그리고 가장 빛을 보는 촬영은 역시나 풍경 사진입니다. 사람의 눈보다 넓은 프레임으로 남김 없이 또 다이내믹하게 풍경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어떤 렌즈로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죠. 보이그랜더 컬러스코파 21mm F3.5 렌즈 역시 이런 역할에 충실합니다. 모서리까지 모두 확인하려면 눈을 제법 굴려야 하는 뷰파인더 전체보다도 훨씬 넓게 찍힌 결과물을 확인하면 눈으로 보는 것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어요. 특유의 원근감 때문에 예상한 것과 전혀 다른 장면이 되기도 합니다.

 

최신 광학 성능/완성도

F3.5 최대 개방 촬영

컬러스코파 21mm F3.5 asph 렌즈는 2018년 발표된, 라이카 M 마운트에선 비교적 최신 제품에 속하는 렌즈입니다. 보이그랜더의 최신 광학 설계가 적용돼 높은 해상력은 물론 올드 렌즈를 디지털 카메라에서 사용할 때 흔히 발생하는 주변부 컬러 캐스트 등의 문제 역시 개선됐습니다. 위 이미지는 F3.5 최대 개방으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100% 확대

100% 확대한 이미지를 보면 윤곽이나 표면 질감 표현이 매우 우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400만 화소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충분한 해상력이고, 4000만 화소 이상의 최신 카메라에서도 올드 렌즈들보다 뛰어난 결과물을 안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F3.5의 조리개 값이 풀프레임 포맷, 21mm 렌즈에서 어느 정도 심도 표현이 가능한지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21mm, F8 촬영
중심부 100% 확대

 

21mm, F5.6 촬영
100% 확대

 

21mm, F4 촬영
중심부 100% 확대

사용 빈도가 높은 F4-F8의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통한 비교에서도 충분히 좋은 세부 묘사를 확인했습니다. F3.5-4 개방 촬영에서도 샤프니스가 높을 것을 볼 때, 조리개 값에 따른 이미지 품질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그동안 촬영한 다양한 이미지에서 조리개 값에 따른 해상력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21mm, F8 촬영
주변부 100% 확대

초광각 렌즈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주변부 해상력도 확인해 보았습니다. 상대적으로 가장 화질이 떨어지는 모서리쪽을 확대해 보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샤프니스가 높고 질감 표현도 준수했습니다. 물론 가장자리로 갈수록 해상력 저하로 이미지가 흐릿해지는 경향을 보이긴 하지만 21mm 초광각 렌즈임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입니다.

21mm, F5.6 촬영
주변부 100% 확대

작은 선/면이 반복되는 위 사진과 같은 장면에선 해상력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이 크게 좌우됩니다. 모서리쪽을 확대한 이미지에서 윤곽선을 표현하는 데 무리 없는 해상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보다 더 작은 왼쪽 부분의 윤곽선 표현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4000만 화소 이상의 센서를 채용한 최신 카메라에선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보여줄 지 궁금합니다.

 

 

F3.5 개방 촬영

F3.5 최대 개방 촬영

F3.5의 조리개 값은 표준~광각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보다 어두운 편이지만 21mm 초광각 렌즈라는 것과 렌즈의 크기가 작은 것을 감안하면 꽤 밝은 값이라고 하겠습니다. 초광각 특성상 개방 촬영으로 얕은 심도 표현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피사체/배경과의 거리를 조절하면 일정 수준의 심도 표현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원근감을 강조하고 이미지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지 확대
F3.5 최대 개방 촬영

 

주변부 왜곡 & 광량 저하

초광각 렌즈의 최대 단점이자 물리적 한계로 꼽히는 주변부 왜곡/광량 저하에서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사용자들의 공통적인 후기에서 볼 수 있듯, 21mm 초점거리에서 주변부 왜곡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수준으로 억제가 잘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이것은 소프트웨어 보정이 들어가지 않은 렌즈의 기본 광학 성능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풍경뿐 아니라 건축물, 실내 인테리어, 인물과 정물 촬영에서도 주변부 왜곡 없는 반듯한 이미지는 결과물의 품질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육안상 미세하게 중심 부분이 볼록한 형태의 이미지 왜곡이 있지만 실제 촬영에서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며 후보정 과정에서 약간의 왜곡 보정만 해줘도 0에 가깝게 해결됩니다. 개인적으로 초광각 렌즈로서 이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1mm, F4 촬영

다만 주변부 광량 저하와 그로 인한 비네팅 효과는 개방 촬영에서 눈에 띕니다. 이는 렌즈의 크기와 초광각 프레임을 감안했을 때 필연에 가까운 특성이자 한계로 생각합니다. F3.5-4의 개방 촬영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며 F8 이상에서는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21mm, F3.5 촬영
21mm, F4 촬영

더러는 이 주변부 광량 저하를 주 피사체를 부각시키는 효과, 감성적인 연출에 활용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촬영 장르인 풍경 촬영에서 결과물의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조리개 값을 설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차피 심도 표현을 기대하는 렌즈가 아니라 저는 광량이 충분하다는 전제 하에 F8 내외의 조리개 값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빛갈라짐 표현

21mm, F13 촬영
빛갈라짐 표현 확대

또 하나 이 렌즈에서 마음에 든 것은 장노출 촬영에서의 빛 갈라짐 표현입니다. 야경 촬영 빈도가 높은 광각 렌즈에서 크고 깔끔한 형태로 빛갈라짐이 표현된다는 것은 렌즈를 평가할 때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 렌즈의 조리개 값은 F3.5-22 사이에서 조절할 수 있고 조리개 값이 높을 수록 빛갈라짐의 크기가 크지만 회절 현상 등을 감안할 때 16 내외에서 가장 좋은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F13 내외의 값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21mm, F13 촬영

 

여행을 가볍게 하는

높은 완성도의 초광각 렌즈

초광각 렌즈로서 보이그랜더 컬러스코파 빈티지 라인 21mm F3.5 asph 렌즈가 갖는 장점은 명확합니다. 라이카 M 시스템의 특성상 광각-표준 렌즈에 비해 활용도가 현저히 낮은 초광각 렌즈를 작고 가벼운 크기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재킷 주머니에 넣을 수 있고 가방에 넣어도 부담이 없는 이 렌즈는 고민없이 챙겨 나가서 멋진 풍경 그리고 장면을 만났을 때 꺼내 몇 장이라도 촬영하면 충분한 보상이 됩니다.

 

물론 단순히 작고 가벼운 렌즈라고만 하기엔 내실이 기대 이상으로 괜찮습니다. 현행 광학 설계가 적용된 렌즈인만큼 타사의 동시대 렌즈들과 비교해도 충분히 뛰어난 해상력을 자랑하고, 주변부 왜곡 억제력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입니다. 덕분에 초광각 렌즈에서 느껴지는 이질감과 아쉬움을 덜고 더 넓은 프레임을 편히 즐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Type II 시리즈만의 장점도 짚고 넘어가야겠죠. 저는 투 톤 컬러의 Type I 렌즈를 통해 컬러스코파 21mm F3.5 렌즈를 먼저 접했는데 Type II 렌즈는 황동 소재에서 느껴지는 단단함과 중후한 조작감만으로도 기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블랙 페인트 마감은 블랙 페인트 카메라를 사용하는 분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라이카 M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날 때면 고민 없이 이 렌즈를 챙길 것입니다.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렌즈를 사용하면서도 느꼈지만 현행 보이그랜더 렌즈들은 외형, 화질, 가성비 등의 기준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 라이카 M10-D & 보이그랜더 컬러스코파 빈티지 라인 21mm F3.5 asph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 ]

*썬포토(주)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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