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랜더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Type II 구매 후기 (Type I 비교, Voigtlander Ultron Vintage Line 35mm f/2 Asph)
똑같은 렌즈를 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외형만 다른 같은 렌즈를. 디자인이 뭔지, 소재와 무게에서 오는 느낌이 뭔지 결국 못 참고 구매하게 됐네요. 라이카 M10-D와 함께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렌즈 보이그랜더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asph 렌즈의 Type II 버전입니다. 대략 20만원 정도의 추가금을 지불하고 Type I 에서 Type II 렌즈로 기변할 가치가 있는지는 앞으로 사용하면서 결론을 내 봐야겠죠. 함께 생각해 봐 주세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올드 렌즈의 외형을 현대 광학 성능과 결합한 보이그랜더 울트론 빈티지 라인 렌즈들을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범용성 높은 35mm F2 렌즈입니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운데다 라이카 렌즈 대비 합리적인 가격까지 여러모로 장점이 많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외형을 강조한 렌즈인만큼 디자인에 따라 Type I,II로 나뉘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작년에 처음 구매한 것은 Type I 렌즈입니다. 블랙/실버의 투 톤 컬러와 6-70년대 렌즈를 연상시키는 조리개링/초점링 구조, 거기에 후드 결합한 모습까지 맘에 쏙 들었습니다. 일 년 가량 사용했는데 라이카 M 마운트 현행 렌즈들 중 가성비가 가장 좋은 렌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렌즈의 사양과 디자인은 이전에 작성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개성 강한 Type I 렌즈에 이어 전통적인 디자인의 Type II 렌즈들이 일정 기간의 간격을 두고 출시됐습니다. 두 렌즈는 광학 구조와 성능은 동일하지만 순전히 외형에 차이가 있습니다. Type I 렌즈가 투 톤 컬러를 채용한 것과 달리 Type II 렌즈들은 블랙/실버 단색으로 제작됐습니다. 전체적인 렌즈의 실루엣 역시 Type I이 곡선을 강조했다면 Type II는 딱 떨어지는 직선형입니다. 그에 따라 초점링/조리개링의 형태, 레터리엥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더불어 초점링을 조작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Type I의 포커스 노브가 클래식한 멋이 있다면 Type II는 조작성에 장점이 있습니다.
더불어 소재에도 차이가 있는데 Type II 렌즈들은 황동 소재를 채용해 내구성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실제 만져보니 조작감에서도 좀 더 묵직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있어요. Type II 블랙 렌즈의 경우 사용자들의 선호도 높은 블랙 페인트 마감으로 제작돼 실제 보았을 때 반짝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에 따른 무게의 차이도 있습니다. Type I 렌즈의 무게가 170g, Type II가 210g으로 약 40g 가량 차이가 납니다. 렌즈의 크기, 전체 무게 대비 제법 큰 차이입니다. 실제 들었을 때 확연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Type I을 사용 중에 Type II의 출시 소식을 들었습니다. 평범한 블랙/실버 색상, Type I의 개성을 찾아볼 수 없는 평이한 외형 때문에 눈길이 가지 않았는데 실물을 보고 촬영을 하면서 Type II 버전의 매력을 알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황동 소재에서 느껴지는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촬영할 때 초점링과 조리개 링이 맞물리는 느낌 역시 Type I보다 고급스럽게 느껴졌어요. 거기에 요즘 블랙 바디 & 실버 렌즈 조합에 빠져 있어서 Type II 렌즈로의 기변을 감행했습니다.
나란히 놓고 보니 두 렌즈의 외형은 각자의 매력이 있습니다. 욕심 같아선 둘 다 갖고 싶지만 세대가 다른 것도 아니고 광학 구조가 완전히 같은 렌즈를 둘이나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겠죠. Type I은 좀 더 클래식한 디자인의 필름 M 시리즈나 초창기 디지털인 M8,M9에 사용하면 더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모던한 Type II의 디자인은 제 M10-D와도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블랙 바디와 실버 렌즈의 조합 역시 기대만큼 근사하고요.
그간 쓰던 Type I 렌즈와 광학 구조와 성능이 동일하니 결과물에는 차이가 없겠지만, 앞으로도 쭉 주력으로 사용할 35mm F2 렌즈를 원하는 컬러/소재로 변경한 것으로 추가금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해보려고 합니다. 취미생활이란 게 그런 거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