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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랜더 아포 스코파 90mm F2.8 VM 렌즈 소개 & 첫인상 (Voigtlander APO-SKOPAR 90mm F2.8 VM)

mistyfriday 2021. 12. 8. 15:59

보이그랜더에서 새롭게 출시한 망원 렌즈 아포 스코파 90mm F2.8 (Voigtlander APO-SKOPAR 90mm F2.8) 렌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90mm 망원 프레임과 F2.8의 조리개 값 그리고 축상 색수차를 0에 가깝게 보정할 수 있는 아포크로매트 설계를 적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라이카 M 시스템에 대응하는 VM 마운트와 니콘 F 마운트 카메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SLIIS 마운트 두 종류로 발매했으며 둘은 디자인 외 광학 성능은 동일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VM 마운트의 아포 스코파 90mm F2.8 VM 렌즈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M 시스템에선 흔치 않은 -편치도 않은- 망원 렌즈라 기대가 큽니다.

 

렌즈 사양

렌즈 구성 : 7군 7매 (이상 부분산 글래스 5매)

초점 거리 : 90mm

조리개 값 : F2.8 - F22

화각 : 27.4°

최단 촬영 거리 : 0.9m

거리계 연동 범위 : 0.9m ~ ∞

조리개 날 수 : 10매 (F2.8/4/22에서 원형)

필터 규격 : 39mm

 

크기 : 53 x 60 mm

무게 : 250 g

 

90mm 망원 초점거리와 최대 개방 조리개 값 F2.8은 DSLR/미러리스 카메라에선 매우 흔한 사양이지만 망원 렌즈 자체가 귀한 라이카 M 시스템에선 눈여겨 보게 됩니다. 7군 7매의 렌즈 구성 중 이상 부분산 글래스가 5장이 포함된 고급 렌즈 구성 그리고 아포크로매트 설계로 색수차를 줄인 것이 이 렌즈의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필터 규격이 39mm로 망원렌즈임을 감안하면 매우 작고 전체 길이도 60mm라 M 카메라에서 사용할 때 뷰파인더 간섭 없이 촐영할 수 있습니다. 인물/정물 촬영에서 아름다운 보케 표현을 더할 수 있도록 특정 조리개 값에서는 조리개 날의 형태가 원형이 되도록 설계됐습니다. 휴대성이 뛰어난 망원 렌즈면서 고급 렌즈 설계로 결과물을 끌어 올린 렌즈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렌즈 디자인

90mm 망원 렌즈 치고는 상당히 작고 가볍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곧은 원통형 실루엣에 보이그랜더 렌즈의 정체성이 느껴지는 조리개 링/초점 링 디자인 등 전체적인 외형은 익숙합니다. 경통은 전체가 검정색이며 메탈 소재로 돼 있어 단단한 느낌입니다. 조리개 링의 끊어지는 느낌, 초점 링 돌아가는 부드러움 역시 크게 나무랄 데 없습니다. 여러모로 같은 아포크로마틱 설계가 적용된 APO-LANTHAR 렌즈가 떠오르는 디자인입니다.

APO-LANTHAR 35mm F2 렌즈

필터 지름이 39mm로 매우 작은 편입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울트론 35mm F2 VM, 컬러 스코파 21mm F3.5 VM, 울트론 28mm F2 VM 렌즈 등 다수의 렌즈들과 필터 및 액세서리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 되겠네요. 무게도 그들보다 조금 더 무거운 250g 수준이라 휴대성이 뛰어납니다. 작은 파우치에 넣어 재킷/점퍼 주머니에도 얼마든지 넣을 수 있으니까요.

전용 후드는 원통형으로 렌즈 길이 대비 제법 긴 편입니다. 다만 지름은 렌즈 경통과 비슷해 체결했을 때 일체감이 매우 좋습니다. 후드 안쪽에는 난반사를 줄이기 위해 무광의 보강재 처리가 돼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미지 품질을 위해서는 후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지만 이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인 휴대성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고민을 해 봐야겠습니다.

 

렌즈를 사용하지 않을 때 후드를 거꾸로 체결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좋습니다.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을 때 휴대성을 확보하면서 후드 보관에도 용이하거든요.

 

[ ULTRON 35mm F2 asph VM  &  APO-SKOPAR 90mm F2.8 VM ]

 

35mm 단렌즈인 울트론 35mm F2 VM 렌즈와의 비교입니다. 울트론 렌즈가 VM 렌즈들 중에서도 매우 작은 편인데도 아포 스코파 90mm F2.8 렌즈 역시 전체 길이를 제외하면 휴대성에 큰 열세가 없습니다. 경통의 길이가 후드를 제외하면 약 두 배지만 후드를 체결하지 않는다면 울트론 35mm F2 VM 렌즈 + 후드 조합과 큰 차이가 없어서 크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습니다. 무게 차이 역시 100g 미만으로 휴대/보관에 부담이 없고요.

 

[ ULTRON 35mm F2 asph VM  &  NOKTON 50mm F1.5 II  &  APO-SKOPAR 90mm F2.8 VM ]

녹턴 빈티지 라인 50mm F1.5 II VM 렌즈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줄어듭니다. 무게는 제가 사용하고 있는 니켈 버전과 비슷한 수준이고요. 그간 M 시스템의 망원 렌즈에 관심이 없던 이유 중 하나가 휴대성의 열세 때문이었는데 아포 스코파 90mm F2.8 렌즈는 광각/표준 렌즈 수준의 크기/무게로 그 고민을 해결해줬습니다. 이 정도면 렌즈 라인업에 망원 렌즈 하나 추가해 볼 만 하지 않나 싶어요.

 

[ LEICA M10-D  &  APO-SKOPAR 90mm F2.8 VM ]

사용 중인 라이카 M10-D에 마운트 한 모습입니다. 길이가 60mm로 쓰던 렌즈들보다 길어서 카메라와의 균형이 맞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무리 없이 잘 어울립니다. 울트론 35mm F2 VM 렌즈가 카메라에 중심이 실린다면 아포 스코파 90mm F2.8 VM 렌즈를 마운트하면 카메라/렌즈가 5:5로 균형을 이루는 느낌입니다. 경통 길이가 작아 육중한 느낌도 없고요.

후드를 체결하면 렌즈 전체 길이가 꽤 길어지는 터라 조금 부담스럽긴 합니다. 바닥에 놓았을 때 앞으로 고꾸라지기도 하고요. -후드 없이는 앞으로 쏠리지 않고 잘 서 있습니다- 상황에 맞춰 후드를 체결하겠지만 저는 대부분 후드 없이 렌즈 단독으로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래는 짧은 시간 라이카 M10-D와 아포 스코파 90mm F2.8 VM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들입니다. 본격적인 리뷰 전 대략적으로 이 렌즈의 90mm 프레임, 샤프니스, 왜곡 등을 가늠하는 용도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간 라이카 M 카메라에선 사용해 본 적 없는 90mm 프레임은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을만큼 생소합니다. 뷰파인더의 극히 일부분으로 한정된 촬영 영역에 맞춰 구도를 선정하는 것부터 모두지 예측할 수 없는 심도 표현, 시도 차에 의한 장면 구성 등의 어려움이 광각/표준 렌즈를 사용할 때보다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래도 결과물을 보니 그동안 M 카메라로 찍은 것과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 흥미롭습니다. 앞으로 더 사용해 보고 상세한 후기 남기겠습니다.

*썬포토(주)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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