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X 오프화이트 덩크 로우 스니커 훑어보기 (NIKE X OFF-WHITE™ Dunk Low [THE 50])
2021년 여름은 스니커 마니아들에게는 어느때보다 핫한 계절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평소 스니커 수집 욕심이 많지 않은 저도 욕심 나는 모델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으니까요. 그 중 가장 주목도 높은 모델을 꼽자면 모두가 이견 없이 나이키 X 트래비스 스캇 X 프라그먼트 3자 협업 에어 조던 1 모델을 꼽을테고, 그 다음 역시 이 나이키 X 오프화이트 덩크 로우로 모일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난데 없는 문자 메시지에 놀라고 환호했던 독특한 출시 방식도 그렇고요.
NIKE X OFF-WHITE™ Dunk Low [THE 50]
여전히 스니커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나이키와 오프화이트의 협업 모델. 기존에는 두,세 가지 컬러로 한정판 모델을 발매했지만 이번 덩크 로우 협업 모델은 50가지 컬러 조합이라는 전무후무한 시도를 했습니다. 1번과 50번을 제외하면 동일한 화이트/그레이 배색이지만 소재와 끈, 인솔 등의 컬러를 달리해 방대한 컬렉션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선 현재 이 50개의 모델 중 18번 모델이 추첨 방식으로 판매됐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당첨이 되지 않았고, 지인의 신발을 잠시 빌려왔어요. 직접 보니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멋진 스니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니커보다 박스 디자인이 더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박스에 동그란 구멍을 뚫은 것은 기존 나이키 x 오프화이트 협업 모델과 같지만 나이키 스우시를 펜으로 엉성하게 그려 놓은 프린팅, 박스 주변을 검정색 테이프로 두른 디테일 등이 재미있습니다. 박스만 해도 마니아들에겐 소장 가치가 충분할 것 같아요.
측면에는 총 50개의 모델 중 어떤 것인지 체크가 되어 있습니다. 사이즈는 270, US9 사이즈입니다.
박스 뚜껑의 구멍을 통해 미리 보았던 노란색 속지. 오프화이트의 로고가 프린팅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한정판 스니커의 패키지를 열어볼 때면 신발보다 오히려 이런 속지를 더 조심히 다루게 됩니다. 찢어지기 쉬운 이 속지에 관한 아픈 사연들을 여기저기서 듣기도 했고 몇 번은 실제로 겪기도 했거든요.
속지를 들어 올리면 보이는 주인공. 흰색과 회색의 심플한 배색에 겉면을 두른 남색 끈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덕분에 다른 모델들보다 호불호가 덜할 것 같아요. 이전 나이키 x 오프화이트 협업 모델들 중 일부는 배색과 디테일이 좀 과한 것들도 있었는데 이 덩크 로우 모델 정도가 적절히 유니크한 느낌이라 마음에 듭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일반 덩크 로우 모델과 같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덩크 로우의 인기가 고공행진하면서 오프화이트 협업 모델 역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평소 덩크 로우 모델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신발을 보니 욕심이 생깁니다.
Lot 18 모델은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로 되어 있습니다. 흰색이 가죽, 회색 부분이 스웨이드로 되어 있는데 거친 질감의 헤어리 스웨이드라 일반 가죽에 비해 선호도가 낮겠지만 오프화이트 모델 특유의 디테일과 스웨이드의 거친 느낌이 잘 어울립니다. 관리의 어려움을 제외하면 디자인만으로는 가죽보다 스웨이드가 더 가치가 있을 것 같네요.
신발을 끈으로 칭칭 감아 두른 듯한 이 디테일은 이전에 발매된 나이키 X 오프화이트 덩크 로우 모델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습니다. 다만 그 때는 녹색, 빨간색, 주황색 등 스니커 자체의 컬러가 과감해서 이 끈 디테일이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흰색/회색의 깔끔한 바탕이라 남색 끈의 존재가 도드라집니다.
주로 보게 되는 바깥쪽 모습. 일반 덩크 로우와 같고, 외부 끈의 범위는 신발 전체를 덮을 정도로 넓은 것이 특징입니다. 나이키 로고는 회색 스웨이드로 되어 있습니다. 다시 봐도 흰색과 회색의 조화가 좋네요. 미드솔도 흰색이지만 어퍼의 가죽보다는 조금 더 노란빛이 납니다. 밑창은 다시 회색으로 규칙을 맞췄습니다.
나이키 x 오프화이트 협업 모델들에 공통적으로 있는 레터링은 신발 안쪽에 있습니다. 주로 바깥쪽에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 덩크 로우 모델가 전보다 힘을 빼고 대중성을 취했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입니다. 대신 글자가 은박으로 나염돼 있어 존재감은 확실합니다.
2번부터 49번까지 48개의 모델은 소재는 다르지만 기본적인 어퍼 배색을 흰색과 회색으로 통일하고 바깥쪽 끝, 케이블 타이 등의 컬러를 달리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소재 역시 가죽/캔버스 조합, 스웨이드/가죽 조합으로 나뉘고요. 다양한 모델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한국은 아직까진 18번만 출시가 돼서 그 재미가 반감되고 있습니다.
18번 모델은 남색과 핑크색을 사용했습니다. 바깥쪽 끈이 남색, 혀와 인솔, 케이블 타이 등 배색에 사용된 색상이 핑크색입니다. 다만 이 핑크색이 매우 연하고 소재 때문에 자연스럽게 변색된 느낌도 있어서 남성이 착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래서인지 국내 구매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 같고요.
신발의 혀 부분을 보면 옅은 분홍빛을 띠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내부 스펀지가 그대로 노출되는 특유의 마감, 동그란 구멍을 뚫은 것, 나이키 탭을 옆쪽으로 이동시켜 단 것 등 작은 부분이지만 디테일이 꽤 많이 숨어 있습니다.
오프화이트의 상징 중 하나인 케이블 타이 역시 연분홍색입니다. 일러스트와 함께 Lot 18 / 50이라고 모델명이 적혀 있습니다.
신발끈에 '신발끈'이라고 적힌 특유의 레터링도 여전합니다. 색깔 때문에 튀진 않지만 남색 끈에도 검정색으로 SHOELACES라고 적혀 있습니다. 두 끈의 재질과 모양, 폭이 서로 다른 것도 특징이 되겠네요. 그러고보니 이 모델은 여분 끈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미 겉에 둘러 놓았기 때문일까요?
신발 뒷축 쪽에는 주황색의 작은 탭이 있고, 그 아래 은박으로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가 프린팅 되어 있습니다. 아웃 솔에 있는 빈티지한 느낌의 탭에는 모델 번호가 적혀 있고요. 크지 않은 신발인데도 이렇게나 많은 디테일이 숨어 있습니다.
인솔에는 케이블 타이에 있던 것과 같은 오프화이트의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색상은 혀 부분과 동일한 핑크.
그나마 가장 무난한 뒷태까지. 뒷축에 양쪽 모두 NIKE 로고가 새겨진 것이 못내 아쉬운 점이에요. 한쪽에는 협업 모델임을 나타내는 로고가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이렇게 잠시 빌려 온 나이키 x 오프화이트 덩크 로우 스니커의 외형을 훑어 보았습니다. 현재 가장 스니커 중 하나인 나이키 덩크 로우의 실루엣을 가져와 트렌디한 오프 화이트의 디테일을 더한 것만으로 이 모델은 2021년 베스트 스니커들 중 하나로 꼽힐 만한 자격이 될 것 같습니다. 호불호 없는 흰색과 회색 배색에 적절한 디테일이 있어서 이전 나이키 x 오프화이트 협업 모델들보다 더 대중적이기도 하고요. 실물을 보고 나니 당첨되지 못한 슬픔이 더 커집니다. 그래도 남은 8월, 화려한 라인업들 중 제것이 하나는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