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얘기/사는 얘기

북촌 한옥마을, 그리고 눈 오던 날

mistyfriday 2014. 12. 19. 14:00

 

 

올 겨울은 시작부터 날씨도 정말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것 같습니다.

원래 한국의 겨울이 이렇게 추웠던가요?

 

괜히 그런 날 있잖아요,

자고 일어나니 눈이 펑펑 내려

추운 거 알면서도, 나가면 고생이란 거 알면서도

세탁할 때 된 옷들을 골라입고

눈 보러 가보자 하는 날.

 

저는 이 날이 그랬고,

문득 한옥 위에 눈이 쌓인 모습은 어떨까 궁금해져

북촌 한옥마을을 찾게 되었습니다.

 

 

2014. 12

 

 

"눈이 온다"

 



 

 

이제 너무 익숙해서 사진 찍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이 길이

함박눈에 전혀 다른 풍경이 되었습니다.

 

손 녹여가며 언 발 동동 구르며 올라온 보람이 있는 북촌의 겨울 장면들.

 








 

 

모든 아이들은 눈을 사랑하지만

그 중 많은 이들은 나이가 들어가며 눈을 싫어하게 됩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변해가는 과정이구요.

 

그래도 이 날 걷고, 보고, 찍으며

'내가 왜 그렇게 눈을 좋아했었지'라고 떠올리게 되었어요.

 

한여름 분수대 속에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그저 부럽게 바라보는 것과 같은 게 아닐지,

늘어가는 게 나이와 경험뿐이면 좋을텐데

걱정과 겁이 어깨 위에, 주머니 속에 쌓이고 채워져

이제 그냥 그 때의 나를 보고 추억하는 것 만으로 만족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우리는 왜 눈을 좋아했을까요?

왜 눈을 싫어하게 되었을까요?

 

 

올해는

다 시들고 떨어져 볼 것 없는 곳으로

겨울 여행을 가 봐야겠습니다.

 

 

 

 

 

@ 북촌 한옥마을, 서울

LEICA M, Summilux 50mm as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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