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다음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복된 일상에 지루해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기도 하고 요즘같은 더위에는 도저히 한국에서 살 수가 없겠다 싶어 더위가 식을때까지만이라도 시원한 나라에 도망가자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에 사계절이 있어 살기 좋다는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인데, 살면서 그것이 강요였음을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적어도 제게는 하나도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이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 저는 여행과 여행 사이, 그러니까 다음 여행을 떠나기 전의 기간동안 카메라를 교체할 때가 많습니다. 신제품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여행 두어번 다녀오면 이제 다른 카메라로 담은 풍경은 어떨지 궁금해서 새 카메라를 구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주기가 점점 길어지고 변화 역시 뜸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수많은 카메라를 사용한 것이 제게 맞는 카메라를 찾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도 여전히 손에 익은 이 카메라를 사용하겠다고 결정했으니까요.



 요즘 여행은 크고 무거운 라이카 카메라, 그리고 가볍고 예쁜 올림푸스 카메라 이렇게 두 대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 카메라 모두 일 년 넘게 사용하고 있고요. 요즘은 다음 여행을 위해 PEN-F를 좀 더 공부하며, 동시에 외모를 꾸미고 있는데 많지 않은 비용으로 카메라를 좀 더 멋스럽게 꾸미고 충격 보호와 촬영 성능에까지 도움이 되는 액세서리들이 많더군요. 제가 선택한 액세서리에 대한 내용이 올림푸스 PEN-F 사용자뿐 아니라 다양한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첫 번째, 스트랩


 카메라에 액세서리는 선택의 개념이지만 스트랩만은 필수에 가깝습니다. 촬영 내내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면야 그리고 손아귀 힘이 아주 좋다면 굳이 스트랩이 필요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촬영과 촬영 사이, 그리고 평상시에 카메라를 휴대할 때 스트랩은 무척 편하고 안전한 장치입니다. 더불어 요즘에는 다양한 색상과 소재, 패턴 등으로 카메라를 더 돋보이게 하는 액세서리로도 인기를 끌고 있죠. 물론 PEN-F의 상자 안에 기본 스트랩이 들어 있지만, 이 카메라 디자인에는 좀 더 클래식한 스트랩이 어울립니다.



 실버, 블랙 색상을 모두 사용해봤는데 다양한 색상의 액세서리를 매치하는데는 실버 모델이 유리합니다. 블랙은 스트랩부터 케이스까지 모두 블랙으로 통일하면 보기 좋고요. 저는 처음 PEN-F를 사용할 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브라운 컬러의 가죽 스트랩을 사용했는데, 실버 PEN-F의 클래식한 디자인과 조합이 무척 좋았습니다. 요즘은 블랙 모델의 매력에 빠져있어서 스트랩까지 블랙 컬러로 통일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트랩은 보통 단단한 가죽 스트랩을 사용하는데, 혹 스트랩이 끊어져 카메라에 손상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거기에 손때가 묻으며 내 것이 되는 가죽 액세서리 특유의 매력도 있고요. 요즘은 주로 이렇게 스트랩만 달아 가방에 넣어 다닙니다.



 크기가 작고 가벼운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손목 스트랩도 좋은 선택입니다. 긴 스트랩은 어깨에 걸고 다니긴 편하지만 촬영할 때는 거추장스럽기 마련인데, 손목에 감을 정도 길이의 짧은 손목스트랩은 간편하게 휴대하기에 좋습니다. 한 손이 카메라를 늘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불편할 수 있지만,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손목 스트랩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렴하게는 만 원 내외의 가격으로 카메라를 꾸밀 수 있는 좋은 아이템입니다.



두 번째, 케이스


 클래식한 디자인의 카메라에는 멋진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카메라의 매력이 살아납니다. 요즘 제가 가죽공예를 배우는 이유도 제 카메라 케이스와 가방을 직접 디자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거든요. 평소에는 간편하게 스트랩만 사용하지만 여행을 갈때는 되도록 케이스를 사용합니다. 바쁘게 촬영을 하다보면 카메라가 여기저기 부딪힐 때가 많은데, 이 때 케이스가 카메라를 보호해주고, 크기가 작은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케이스의 부피와 질감 덕분에 파지감이 더 좋아지기도 합니다. 올림푸스 PEN-F에는 올림푸스에서 판매하는 전용 케이스 CS-47B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PEN-F 전용 케이스 CS-47B의 가격은 55000원으로 가죽 소재와 정품 액세서리임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입니다. 물론 직접 사용해보면 PEN-F의 외부 버튼과 회전 LCD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매우 적은 양의 가죽이 사용됐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색상은 블랙 컬러만 발매가 됐는데, 같은 브랜드의 E-PL8의 경우 화이트 블랙, 브라운과 라이트 브라운까지 다양한 색상의 케이스를 판매하고 있더군요. 브라운 색상의 케이스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케이스는 단단한 가죽 소재로 제작됐고 카메라 하단과 전면 그립부를 감싸는 형태로 디자인됐습니다. 카메라 손상을 주지 않기 위해 안쪽은 부드러운 스웨이드 재질로 마감했습니다.



 제조사가 직접 제작한 정품 케이스의 장점은 역시나 '완벽한 핏'입니다. PEN-F와 전용 케이스는 외형의 조화뿐 아니라 빈틈없이 들어맞는 일체감이 마음에 듭니다. 더불어 카메라를 쥘 때도 더 안정적입니다. PEN-F는 전면 전체가 평평한 디자인이라 손으로 쥐기에는 그리 친절하지 않은데, 케이스가 이점을 해결합니다.



전면 다이얼은 물론 회전 LCD 조작과 외부 단자까지 케이스를 착용한 채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다만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를 분리/교체하기 위해서는 케이스를 벗겨야 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요즘 하단 덮개 방식으로 배터리, 메모리 카드 교체를 지원하는 케이스가 많은데, 다음 버전에서는 개선이 이뤄졌으면 좋겠네요.



세 번째, 셔터 릴리즈 버튼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가격대비 만족감이 가장 높은 액세서리로 셔터 릴리즈 버튼을 꼽습니다. 흔히 소프트 버튼이라고 많이 부르는데, 셔터감을 향상시켜 흔들림을 줄이고 셔터를 더 부드럽게 누를 수 있는 기능적인 의미를 잘 나타내는 별칭입니다. 과거 필름 카메라는 유선 릴리즈 사용이 많아 셔터 버튼에 릴리즈를 연결하기 위한 홈이 있었고, 여기에 스크류 방식의 버튼 액세서리를 부착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죠.


 하지만 최근에는 무선 통신과 스마트폰을 사용한 무선 리모컨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어 셔터 버튼에 릴리즈 연결 홈이 있는 카메라를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리지널 PEN-F의 클래식 디자인을 계승한 디지털 PEN-F는 올림푸스에서 드물게 이 릴리즈 홈이 있는 카메라입니다. 개인적으로 벌브 촬영 등을 위해 유선 릴리즈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무척 큰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빨간색 셔터 릴리즈 버튼을 부착해 사용합니다. 버튼 높이만큼 셔터가 높아져 셔터가 누르는 순간의 흔들림을 확연히 줄여줍니다. 한 번 사용해보면 그다음부턴 어떤 카메라를 사용해도 찾게되는 아이템입니다.



 만드는 데 뭐 별 것 있겠냐 싶은 아이템인데, 의외로 소재와 금형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플라스틱 소재의 버튼은 스크류 부분이 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고, 황동같은 금속 소재의 제품이 적합합니다. 역사(?)가 긴 액세서리인만큼 구형 재고를 찾으시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제품도 1700원 가량 하는 저렴한 상품이지만 셔터감 향상의 가치는 그 값의 몇 배를 충분히 해주고 있습니다. 셔터버튼에 릴리즈 홈이 있는 카메라를 사용하신다면, 셔터 릴리즈 버튼을 사용해보세요. 만족하실겁니다. 


- 올림푸스 PEN-F 기념 버튼 세트 -



뭐가 더 있을까요?


 제가 주로 사용하는 액세서리는 위 세 가지입니다. 케이스와 스트랩은 보호와 그립감을 위해, 셔터 릴리즈 버튼은 촬영 효율 향상을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어떤 카메라를 구매해도 꼭 구비하는 필수 액세서리들이 됐습니다. 대략 십만 원 내외의 가격으로 카메라를 더 안전하고 멋지게, 그리고 결과물의 향상 효과까지 있으니 이정도면 여행의 동반자에게 흔쾌히 투자해볼만한 것 같습니다. 찌는듯한 폭염 때문에 사진찍을 엄두조차 못낸 일주일, 이번주는 이렇게 카메라에 대해 좀 더 공부하며 다음 여행을 준비합니다.



<올림푸스 PEN-F로 촬영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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