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인 로마. 그 중에서도 로마를 찾은 관광객이 빠짐 없이 찾는 곳이 세 곳 있다죠. 콜로세움, 판테온 그리고 트레비 분수. 저 역시 1박 2일간 짧게 로마에 머물며 이 세곳을 잠깐씩 맛보고 왔습니다. 그 중 가장 처음 달려간 트레비 분수의 강렬함을 잊을 수 없어요. 분수의 규모와 조각상,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은 물론 발 디딜 틈 없이 분수 앞에 가득 들어찬 인파까지. 역시나 사랑받는 관광지는 규모나 아름다움 그리고 인기가 남다르다는 생각을 한 곳이었습니다. 특히나 한바탕 거센 비가 쏟아진 직후 화창하게 갠 날씨에 700년 역사의 분수는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아쉬움 가득했던 여행지 로마


로마는 떠올리면 늘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1박 2일간의 시간은 이 고도에 가득한 유적과 건축물을 보는것은 커녕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행지의 분위기를 즐기기에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하다못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탈리아 본토 음식도 몇 끼 먹을 수 없었으니까요.

- 그리고 젤라또... 젤라또...!! -


로마에 도착했을 때 세찬 비가 내렸습니다. 우산을 쓰고도 걷기 어려울 정도로 세찬 비라서 가뜩이나 짧은 일정에 아쉬움만 가득했는데, 두어 시간 쏟아진 비가 늦은 오후에 그치고 이내 날이 화창하게 개더군요. 시간은 다섯 시를 넘었지만 마치 아침 햇살같은 청량한 공기와 파란 하늘을 보고 신이 나서 스페인 광장 앞 골목을 방방 뛰어나녔습니다. 그리고 이 때 가면 딱 좋겠다 싶어 트레비 분수로 향했습니다. 로마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름을 아는 몇 안 되는 관광지이기도 하고요.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제법 큰 도시지만 책에서나 보던 유명 관광지가 골목으로 쉬지 않고 이어져있어 걷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날 오후 날씨가 화창한 탓도 있겠지만 골목 분위기와 멋진 건축물 그리고 매력적인 남성복들이 진열된 쇼윈도를 따라 걷느라 버스나 지하철을 탈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트레비 분수는 근처에 스페인 광장, 판테온 등의 유명 관광지와 쇼핑 센터들이 인근에 있어 여유롭게 시내 관광을 하며 방문하기 좋은 곳입니다. 지하철 Barberini 역과 가깝습니다. 저 역시 스페인 광장 - 판테온 - 트레비 분수 코스로 이 날 오후 도보 관광을 했고요.




맑고 깨끗한 봄햇살을 받은 트레비 분수의 조각상들은 마치 보석으로 만든 것처럼 반짝거립니다. 약 700년 전에 지어진 이 분수는 높이 25.9m, 너비 19.8m로 로마 내에서 가장 큰 분수이며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움이 예술적으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로마를 찾는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런 표현 잘 쓰지 않지만 실제로 보니 그 규모와 아름다움에 정말 넋을 잃게 됩니다. 사실 로마와 파리는 사람들에게 너무 알려진, 이른바 흔한 여행지라 그동안 딱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단 1박 2일 로마에서 머무는 동안 '괜히 인기있는 것이 아니구나'라며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됐습니다. 아름다운 도시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멋진 옷들. 로마는 꼭 다시 찾고싶은 도시입니다. 예전에 로마에 다녀온 지인이 당시 트레비 분수가 공사중이라 이 뷰를 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던 것이 기억 나더군요. 운 좋게 제가 갔을 때는 공사가 끝나고 깨끗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도 정말정말 많았습니다.

이것이 로마의 현실?!


'관광지의 이상과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보여주면 좋을 장면입니다. 화창한 날씨에 주말, 그리고 공사 이후를 기다린 인파까지 여러 요소들이 모여 이런 장면을 만들어 냈습니다..! 트레비 분수 앞은 가만히 서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이렇게 보니 뭐 그냥저냥 프라하나 오사카 도톤보리 정도로 보이지만,


좀 더 물러나 분수 전경을 보니 정말 발 디틸틈 없이 사람이 꽉 찼더군요. 사람들은 트레비 분수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함께 사진을 찍고, 동전을 던지면 행운이 온다는 미신을 떠올리며 분수 반대편을 보고 앉아 뒤로 동전을 던집니다. 저도 동전 하나를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온다는 말을 듣고 하나 던져보았는데, 언제쯤 그 말이 이뤄질지 기대 해봐야겠습니다.



이 날 로마 그리고 트레비 분수를 찾은 사람 중 몇몇은 오랫동안 오늘을 기대했겠죠? 이제 세계 어느 관광지를 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셀카봉을 이용해, 혹은 팔을 쭉 뻗어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그것을 바라보는 저까지 신나게 합니다. 평생 이곳을 동경한 것은 아닙니다만, 운 좋게 인생에서 꼭 해야할 것을 하나 한 것 같은 기분에서요.


그리고 아마 오늘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할 듯한 연인까지.


부족한 시간과 바쁜 마음 때문에 트레비 분수에서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그 규모와 아름다움에서 '역시 로마..!'라며 사랑에 빠져버린 강렬한 경험이었습니다. 다녀오고 나니 정말로 판테온, 콜로세움, 트레비 분수는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꼭 보고 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멋진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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