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미 가죽 공예 이야기 - 신설동 가죽시장 견학

요즘 가장 즐거운 것은 여행도, 사진도 아닌 가죽 공예입니다.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매주 한 번뿐인 수업 시간이 손꼽아 기다려질 정도로 푹 빠져 있습니다.

한 달간 총 세 점의 액세서리를 만들며 기초부터 천천히 배우고 있습니다. 아래는 그 동안의 가죽공예 습작 기록입니다.




가죽공예 첫 번째 습작 - 앞,뒤가 다른 배색 카드 지갑

가죽공예 두 번째 습작 - 여행용 가죽 수첩 커버

가죽공예 세 번째 습작 - 어머니께 선물할 여성용 반지갑



신설동 가죽 시장


그리고 얼마 전, 선생님과 함께 신설동에 있는 가죽 시장 견학을 다녀 왔습니다. 신설동은 주로 라멘을 먹으러 가는 곳이었는데, 이 곳에 이런 근사한 시장이 그것도 크게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가죽 제품들과 원피, 부자재 등을 맘껏 구경할 수 있어서 앞으로 가죽 공예를 하는 동안은 놀이터마냥 종종 찾아 즐기게 될 것 같습니다.


이 날은 이제 막 가죽공예 첫 걸음을 뗀 저를 위해 가죽 원피를 취급하는 곳과 부자재를 파는 상점, 그리고 피할을 하는 업체 등을 둘러보며 가죽공예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설동 가죽 시장과 조금 떨어져 있지만 규모와 인테리어에서 다른 곳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에쩨르 레더가 처음으로 들린 곳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종류의 가죽들을 취급하고 있고 재고 관리도 잘 되어 있는 편이라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싼 가격에도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매장 곳곳에 색색의 원피들이 쌓여 있어 눈이 즐겁고, 가죽과 염료가 내는 특유의 향 때문에 묘하게 흥분되기도 하는 곳이었습니다. 원피를 하나 하나 직접 볼 수도 있지만, 테이블에 놓인 샘플북을 보면 가죽의 종류와 질감을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속 가죽은 슈렁큰 카프로 이 곳에서 취급하는 소가죽 중에는 고가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에르메스 제품을 연상 시키는 오렌지빛과 질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눈을 돌리면 색색의 원피들이 이렇게 잔뜩 쌓여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브라운 계열의 가죽은 물론 올리브와 오렌지 등의 내추럴한 색상, 빨간색과 파란색 등 강렬한 원색까지 다양하게 준비가 돼 있습니다. 샘플을 걸어둬서 질감과 광택 등을 직접 만져보며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원피뿐 아니라 가죽으로 만든 가방과 소품 등 다양한 제품들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구석에는 한창 작업 중인 듯한 작업대도 있었는데 놓인 공구들과 반쯤 완성된 가방의 모습이 무척 근사해 보였습니다. 구매가 되는지는 모르지만 이곳에서 만든 가죽 제품들은 가죽공예를 하면서 제작하게 되는 다양한 액세서리들의 기본형이기 때문에 좋은 견본이 됩니다.



특히 사진에 보이는 토트백과 여성용 새들백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가방 제작을 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됐습니다. 더불어 오른쪽 수첩 커버는 아주 심플한 형태에 가죽의 단단함과 광택이 마음에 들어 나중에 제작해 보려고 사진을 찍어 뒀습니다. 가죽이 비싸 보여서 물어보았는데 의외로 저렴하더라고요.



다음은 가죽시장 내에 있는 피렌체 레더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에쩨르 레더보다 조금 더 고급, 그리고 독특한 원피를 취급하는 곳이라 에쩨르 레더보다는 조금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나 가죽의 꽃이라는 쉘 코도반이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죠. 조만간 가방 제작에 사용할 가죽을 구입하러 갈 예정인데, 아마 이 곳의 가죽들 중에서 결정하게 될 것 같아요.



쉘 코도반 원피를 보고 군침을 흘리는 제게 사장님께서 쉘 코도반 두 장으로 만든 가방을 구경시켜 주셨습니다. 재료값만 수십 만원이 든 이 가방은 가방으로 쓰기에 너무나도 호화로운 쉘 코도반 가죽이 그야말로 전신에서 광채를 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볍기까지 합니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내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시계줄이나 지갑 정도는 꼭 쉘 코도반으로 만들어 보고 싶네요.



가죽 구경이 끝난 후에는 지퍼와 실, 공구, 부자재 등을 파는 상점들을 돌며 위치와 분위기를 눈에 익혀 뒀습니다. 이 때는 신기해서 감상만 했는데 어느덧 한 달이 지나고 가방 제작을 시작하게 되니 이 중에 어떤 것을 골라야 할 지 설레는 맘으로 자세히 보게 됩니다.


이제 막 가죽공예의 재미에 빠져든 제게 신설동 가죽 시장은 테마파크처럼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이곳저곳 가게들을 돌며 원피와 공구, 부자재를 보고 머릿속에 제가 만들 가죽 액세서리들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대단했고요. 이제 첫 번째 제 가방을 만들기 위해 다시 방문해야 하는데, 어떤 가죽과 인연을 맺게 될 지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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