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마지막 장면 - 부산 겨울바다에서 보냅니다.


2017년 마지막 한 주도 절반이 지났습니다. 안 그래도 점점 빨라지는 시간에 이어지는 연말 모임, 행사 거기에 자꾸 시계를 보게 되는 조바심까지 겹쳐 벌써 이만큼 와버렸습니다. 저는 조금 이른 이달 초에 부산 해운대 바다를 보며 2017년 묵은 해를 털어내고 왔습니다. 한창 달리고 있을때는 몰랐던 거친 숨을 끝지점쯤 도달해서야 몰아쉬게 됩니다. 어려운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잊어야 할 것들과 버릴 것들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겨울 해변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으니 말이죠. 


그래도 해가 가기 전에 이렇게 가까운 곳이나마 떠나와 쏟아낼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올 한해는 무언가에 발목이 묶여 옴짝달싹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쭉 들었거든요.



아침 일찍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평소보다 인적이 드문 겨울 그리고 평일 아침의 해변을 넉넉하게 즐겼습니다. 저보다 부지런한 이들이 종종 프레임 안에 들어왔는데, 다른 때와 달리 그게 또 묘하게 위안이 되었던 아침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다양하지만 제것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위로’라고 해야겠습니다. 홀로 온 사람의 뒷 모습이 나인 것만 같고, 함께 온 사람들의 실루엣도 과거 그리고 미리 언젠가의 나 같은 그런 기분 말이죠.



모스크바 ‘미친 여행’ 이후 바쁘게 여행을 했는데, 올해는 잠시 제동이 걸렸습니다. 너무 이른 제동이고 슬럼프지만 이미 지난 시간이니 한 박자 쉬어가는 텀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해가 가기 전 마지막 12월에 떠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별 것 아닌 장면들에 위로를 받고 그것을 담으며 나다운 한 해 마무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덕분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년 봄 출간될 새 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행복했던 한 해였기를 바랍니다.


부산의 기록들을 넘기다 이 장면을 보니 2017년 한 해는 제게 긴 터널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간히 비치는 환한 가로등불 같은 일들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줬지만, 그 몇 번의 찰나를 제외한 시간들은 어둠 속에서 보낸 것 같아요. 다행히 한 해의 마무리에서 조금씩 그 끝이 가까워졌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2018년이 어느 해보다 기대됩니다. 어느 해보다 다양한 도전들이 있을 것이기에.


얼마 남지 않은 2017년 한 해 즐겁게 마무리 하시고 내년에 조금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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