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내년은 없다'며 생일턱을 쏘겠다는 제게 친구가 고민끝에 고른 메뉴는 결국 '버거'였습니다. 원체 버거를 좋아하는 입맛이지만 이번엔 고기 좀 먹이려 했더니 결국 실패입니다. 수제버거집이 제법 많은 홍대 인근에서 방송에 나온 달인의 햄버거 가게가 있다고 해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동양인 최초로, 그것도 3년 연속 미국 햄버거 콘테스트에서 수상하신 분이라더군요. 이런 '타이틀'이 있으면 한 번 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침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바로 찾아갔습니다.



 2층에 있는 점포는 크지 않은 크기에 안락한 테이블과 불편한 테이블이 공존하는 재미있는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입구쪽에 주방이 있는데 반쯤 오픈된 주방 풍경은 외국의 푸드 트럭을 실내로 옮겨놓은 듯 날것의 느낌이 납니다. 실내지만 꼭 푸드 트럭 앞에 세워진 천막에 앉아 음식을 먹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메뉴가 제법 많지만 첫 방문에선 역시나 Best 혹은 추천 딱지가 붙은 메뉴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렇게 사이좋게 필리치즈 스테이크 버거와 베이컨 치즈버거를 주문했습니다. 이곳은 런치와 디너의 가격에 차이가 있고, 버거에는 적당량의 감자튀김이 포함됩니다. 물론 감자 좋아하시는 분들은 치즈 프라이를 추가로 주문할 수도 있고요.



 탄산 음료를 싫어하는 저는 콜라를 마시느니 차라리 맥주를 고릅니다. 실제로 패티가 실한 버거는 맥주 안주로 그만이라죠. 그래서 크림 생맥주 두 잔을 주문하고 버거를 기다렸습니다. 주문 즉시 주방에서 '철컹 철컹' 쇠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만드는 버거는 생각보다 금방 테이블 위에 놓입니다.


-베이컨 치즈 버거-


 이 곳의 베이컨 치즈 버거는 햄버거에 왜 베이컨이 필요한지 느끼도록 해줬습니다. 성기게 뭉쳐진 패티는 쉽게 부서지지만 그 때마다 육즙이 '뿜뿜'하고 치즈, 베이컨, 토마토와 함께 입 안에서 풍부한 맛을 냅니다. 번은 개인적으로 요즘 유행하는 쉐이크 쉑 스타일의 부드러운 번이 아닌 클래식한 번이라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지만 사실 패티와 재료들의 풍미가 강해서 버거 번에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필리치즈 스테이크 버거-


 먹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 이 필리치즈 스테이크 버거를 드시더군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빵이 버거 번보다는 확실히 제 취향인데다 안에 든 고기와 치즈가 맥주를 절로 집어들게 할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버거보다는 확실히 이 메뉴가 맛있었어요. 빵 사이를 채우다 못해 넘쳐 흐를 정도로 넣어 주는데, 포크로 찍어 먹으면 꽤나 좋은 맥주 안주입니다. 다음에 또 찾더라도 저는 이 필리치즈 스테이크 버거를 먹을 것입니다.



 먹기 전에는 수제 버거 치고도 가격이 조금 비싸지 않나 싶었지만 먹으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패티와 필리치즈 스테이크의 완성도가 상당했고 감자와 함께 먹고 나니 속도 제법 든든했거든요. 더불어 맥주 안주 겸 식사로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홍대에서 만난 '달인의 버거'는 홍대에 즐비한 다른 수제버거 집보다 확실히 수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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