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 두 개의 프라하가 펼쳐지는 곳, 프라하 화약탑(Powder tower)


이 곳을 일부러 찾아간 것은 두 번째 여행 마지막 날 단 한 번이지만, 기억과 사진에는 프라하 성 못지 않은 컷들이 기록돼 있습니다. 첫 번째 여행에선 아침마다 이 성문을 통해 구시가 광장과 바츨라프 광장으로 향했고 두번째 여행에선 설레는 첫날밤의 걸음을 멈추지 못해,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기 위해, 여행 속 작은 여행이었던 체스키 크룸로프로 떠나고 또 돌아오며 여러 번 이 탑을 마주했습니다. 아름다운 빛깔의 중세 유럽 건물들 사이에 훌쩍 솟은 시커먼 탑을 모든 이들이 아름답다고 하진 않겠지만, 그에 얽힌 시간을 읽고 어렵게 탑 꼭대기에 오르면 알게 됩니다.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낭만적인 프라하 풍경이 있다는 것을.



프라하 화약탑(Prašná brána, Powder tower)



1475년에 건축된 프라하의 후기 고딕양식의 가장 유명한 유적, 체코 왕들의 대관식 행렬이 시 역내로 들어가는 상징적인 입구. 화약창고로 사용된 것에서 유래한 화약탑은 현재까지도 프라하 성으로 가는 대관식 또는 왕의 행차가 시작되는 곳. (http://www.prague.eu/ko/object/places/102/prasna-brana)


이름 그대로 화약을 보관하는 창고이자 적의 침략을 대비하는 정찰탑 역할을 했던 프라하 화약탑은 루돌프 2세 때 연금술사의 연구실로도 사용됐다고 합니다. 연금술, 말로만 듣던 그 연금술을 실제 연구했다니 그것만으로도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시가지구와 신시가지구의 경계에 위치하며 특유의 새까만 색 때문에 다른 건축물과 확연히 구분됩니다. 프라하 성과 카렐교, 천문 시계탑과 화약탑 등 프라하의 역사적인 건축물은 사암으로 축조돼 짙은 색을 띱니다. 지하철 나메스티 리퍼블리키역과 가까우며 프라하 시민회관, 대형 쇼핑몰 팔라디움 등도 함께 찾기 좋은 곳입니다. 


- 프라하 시민 회관 (오른쪽) -


1960년대부터 이 곳은 시내 전경을 관람할 수 있는 전망대 겸 연금술사에 관한 기록을 전시하는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프라하의 전망대로 프라하 성과 카렐교 전망대가 있지만 화약탑은 그 둘 모두를 볼 수 있는, 그리고 시가지의 활기찬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또 다른 가치가 있습니다.



작은 문을 따라 -정말 문이 작습니다- 몸을 숙이고, 또 나선형 계단에 어질어질한 기분을 참고 올라가면 전망대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매표소가 나옵니다. 공짜를 기대하던 분들은 여기서 다시 내려가야 할지 고민을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힘겹게 오른 수고가 너무 아쉽습니다. 다행히 티켓 가격이 90코루나, 한화 약 4천원 정도로 비싸지 않습니다.



그렇게 화약탑에 오르면 구시가 지구의 높은 건물 사이를 걸을 때 느낄 수 없는 탁 트인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땅에서 올려다 볼 때보다 올라오면 그 높이가 더욱 높게 느껴지는데, 덕분에 특유의 주황색 지붕들이 일렬로 늘어선 장관을 까치발 한 번 하지 않고도 맘껏 즐길 수 있죠. 저 멀리 구시가 광장의 천문 시계탑, 틴 성당이 보이고 날씨 좋은 날엔 프라하 성까지 한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구시가 광장까지 쭉 뻗은 길에 가득한 사람과 자동차는 자칫 정지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도시 풍경에 활력을 더합니다.



전망대는 길이 무척 좁아서 한 바퀴 돌기 위해서 다가오는 사람과 서로 양보를 해야 합니다. 정찰탑 역할을 했던 곳 답게 한명씩 자리할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된 것이 인상적입니다. 한 바퀴 도는 데 이삼 분이나 걸릴까 싶지만,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자꾸 발을 붙잡아 이삽십 분은 훌쩍 지나갑니다. 사방으로 구시가 지구, 신시가 지구 등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 다른 전망대에서 볼 수 없던 매력입니다.



우아한 실루엣의 프라하 시민 회관 돔과 바쁘게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과 자동차들은 햇살과 구름이 교차하고 멈춤과 걸음을 반복하는 변화 때문에 한참을 보고 있게 됩니다. 정지한 사진보다는 타임랩스로 담고 싶어지는 풍경입니다.


화약탑의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은 아침과 오후, 밤까지 다양한 장면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해가 지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의 화약탑은 길게 뻗은 사람들의 그림자가 영화 속 장면을 연상 시켰습니다. 화창한 아침의 도시 전경도 좋지만, 이런 풍경은 화약탑이 아니면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특별합니다.



전망대에는 위 사진과 같이 눈 앞에 보이는 주요 건물들을 설명한 안내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실재 장면과 맞춰보면 그 즐거움이 배가 되겠죠.



늦은 밤에는 이 도시 특유의 노란 조명이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까만 하늘 아래 불을 밝힌 건축물의 모습들이 중세 유럽의 분위기가 더욱 가깝게 느껴집니다. 오후에 산 티켓은 그 날 하루 몇 번이든 다시 쓸 수 있고, 저녁 아홉시까지 전망대가 개방됩니다. 저녁 식사 후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며 도시의 야경을 즐기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되겠네요.


프라하 성 지구와 구시가 지구와는 다소 떨어져 있어 짧은 일정에는 화약탑을 제외하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프라하 성과 카렐교 전망대, 화약탑 이 세 곳의 전망대는 지인들에게 꼭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곳과 달리 화약탑은 늦은 오후 혹은 밤에 가면 종일 보고 누볐던 도시와 또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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