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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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먹었지만 요즘같은 겨울날 간절한 것을 꼽자면 단연 진한 돈코츠 라멘과 이것, 모츠나베입니다. 곱창을 즐겨 먹지 않지만 곱창전골인 모츠나베는 상당히 맘에 들었더군요. 그리고 얼마 전부터 SNS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에도 모츠나베 전문 음식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침 모츠나베 생각이 나던 날에 다녀왔습니다. 일본은 다음에 가기로 하고요.



가게의 이름은 '후쿠오카 모츠나베'입니다. 별다른 꾸밈말 없이 후쿠오카 음식이라는 것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후쿠오카 함바그' 같은 네이밍입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게는 벽부터 테이블 의자까지 모두 깔끔합니다. 가게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오픈형이라 사람이 몰릴 경우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습니다만, 다행히 테이블 간격이 넓은 편입니다. 



제가 간 곳은 분당점으로 서현역 인근에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용인에 본점이, 선릉과 분당에 분점이 있더군요. 처음엔 후쿠오카의 유명 모츠나베 체인이 한국에 분점을 낸 것인가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때문에 아무래도 본토 느낌보다는 한국식으로 개량된 모츠나베 요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모츠나베 요리는 소,중,대 세가지 크기로 판매하며 가격은 각 2,3,4만원대입니다. 2인 주문시 작은 사이즈를 주분하면 된다고 합니다. 기본 모츠나베 외에 어묵과 버섯을 추가한 메뉴가 있습니다. 저는 버섯을 좋아해서 버섯 모츠나베를 주문했습니다. 부추를 가득 올린 메뉴판 속 모츠나베 사진은 일본에서 본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작은 냄비에 수북하게 담긴 재료들, 버섯 모츠나베는 버섯의 양이 기대 이상으로 푸짐했고, 종류 역시 다양했습니다. 모츠나베의 상징같은 부추가 냄비 가득 올려져 있고 주인공 곱창이 새하얀 자태를 뽐냅니다. 그 아래로 양배추, 마늘 등의 부재료가 깔려 있습니다.



모양새는 후쿠오카 오오야마에서 먹은 모츠나베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버섯을 올리니 한국식 전골 느낌도 물씬 납니다. 육수는 된장과 소금 베이스 육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일본에서 먹은 기억을 되살려 일본된장 미소 육수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육수가 맑은 편이라 된장 느낌이 강하지 않습니다.


일본식 모츠나베와 가장 큰 차이는 주인공인 곱창의 차이인데, 일본인들이 곱창의 쫄깃한 내장보다 지방 위주로 모츠나베를 즐기는 것과 달리 이곳의 모츠나베는 쫄깃한 곱창의 창자 부분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국인들에게 곱창은 '쫄깃한 식감'으로 기억되기 때문에 이점을 고려한 것이 아닐까요? 때문에 요리를 먹는 내내 모츠나베라기보단 맑은 곱창전골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 후쿠오카 오오야마의 모츠나베 -


준비된 재료를 팔팔 끓이면 채소들이 숨이 죽으며 냄비 아래 숨어있던 재료까지 모두 모습을 드러냅니다. 뽀얀 곱창은 여성분들이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죠. 적당히 익으면 쫄깃한 창자의 식감과 몽글한 지방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뤄 맛을 냅니다. 여기에 부추는 찰떡궁합이죠. 이 곳은 유자향이 강한 간장을 소스로 내놓는데, 익은 채소를 찍어먹으니 무척 맛이 있더군요. 자칫 영락없는 한국음식이 될뻔한 모츠나베에 일식의 맛과 향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버섯이 들어가니 양까지 무척 푸짐해져서 2인분으로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곱창의 양은 좀 아쉽습니다.


육수가 맑고 간이 강하지 않아서 맛은 담백한 편입니다. 그리고 일본 미소의 단맛에 양배추에서 우러난 단맛까지 있어서 국물이 시원하지만 단맛이 강해 호불호가 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에서 먹은 모츠나베의 경우 지방 위주로 곱창을 넣기 때문에 그 느끼하고 고소한 맛이 단맛을 잡아주지만 이곳은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채소와 곱창을 다 먹으면 꼭 거쳐야 하는 순서가 있죠.



바로 면 타임.


남은 육수에 면을 추가하는데, 일본 라멘 면과 비슷한 나가사키 짬뽕면이 나오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달고 시원한 육수에 면을 넣어 삶으니 또 하나의 요리가 완성됩니다. 국물을 조금 마시고 나서 결국 아사히 생맥주를 주문해버렸습니다. 모츠나베 못지 않게 만족스러운 면 마무리였습니다.


일본식 모츠나베를 좋아하는 제게 이 곳은 한국에서 모츠나베를 먹을 수 있다는 것 외에는 그리 큰 매력은 없었습니다. 재료부터 육수 등 정통 모츠나베 요리를 기대하고 가시면 후회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이건 아무래도 현지화가 너무 많이 진행된 느낌입니다. 하지만 요리 자체의 맛은 강한 단맛에 거부감이 없다면 나쁘지 않으니 곱창 요리 좋아하시는 분은 한번쯤 가보셔도 괜찮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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