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 마침내 구했어, 결국 해냈어 "


발표하던 날부터 한 순간도 이것을 구매할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제 작업 환경을 지배한 애플 생태계에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땐 이미 아이폰 출시 못지 않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고 스토어에 주문하니 2월에나 받을 수 있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사람 마음이란 게,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 조바심이 나더군요. 결국 수소문 끝에 하나 남은 재고를 찾아 구매했습니다. 2016년의 끝과 2017년의 시작 사이에 있던 그 지름, 이왕이면 '새해 첫 지름'이란 제목을 붙여 기분좋게 열어 보려고 합니다. 정말 힘들게 구한 애플의 첫번째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입니다.


애플의 첫번째 무선 코드프리 스테레오 이어폰


엄밀히 말해 에어팟은 애플의 첫번째 무선 이어폰은 아니지만 -아이폰 1세대와 함께 판매한 모노 블루투스 헤드셋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다수의 아이폰 사용자에게 이것은 애플의 첫번째 무선 이어폰입니다. 그리고 그 디자인이 좋게 말해 매우 유니크, 나쁘게 말해 무척 괴랄해 발표 몇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애플 에어팟은 블루투스 무선통신을 통해 음악감상과 전화 통화 등이 가능한 무선 이어폰입니다. 무엇보다 양쪽 유닛을 연결하는 선마저 제거해 '완전한 무선의 자유'를 선보인 코드-프리(Cord-free) 제품입니다.



애플 에어팟 (AirPods)


-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 선이 없는 코드프리 디자인

- 저전력 W1 칩

- 듀얼 빔포밍 마이크

- 배터리 약 5시간 (음악감상), 충전 배터리와 함께 사용시 24시간 이상 사용


- 유닛 크기 : 16.5 x 18 x 40.5 mm

- 케이스 크기 : 44.3 x 21.3 x 53.5 mm


- 유닛 무게 : 각 4g

- 케이스 무게 : 38 g



코드프리 무선 이어폰 제품은 에어팟이 첫 시도가 아닙니다. 이미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돼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의 기어 아이콘 X를 들 수 있습니다. 물론 기어 아이콘 X는 피트니스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에어팟과는 제품 컨셉에 차이가 있습니다. 에어팟은 발표 당시 기존 유선 이어폰에서 선만 잘라낸 듯한 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놀림(?)과 비난의 대상이었는데요, 그럼에도 요즘 전세계적으로 구매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제가 구매할 정도니 몇 달간 사람들이 이 괴랄한 디자인에 익숙해져버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애플의 아이덴티티에 맞춰 패키지는 온통 흰색으로 만들고 또 채워져 있습니다. 패키지 겉면에 인쇄된 에어팟 사진은 실물과 그 크기가 거의 같습니다. 의미없는 매뉴얼 뭉치를 걷어내면 에어팟이 들어있는 작은 케이스가 있는데, 이것이 에어팟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충전, 보관 겸용 케이스입니다. 안에 왠지 치실이나 바느질 용품 혹은 캔디가 들어있을 것 같은 작은 케이스는 셔츠 주머니에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그 크기가 앙증맞습니다.



구성품은 에어팟을 포함한 케이스와 충전용 라이트닝 케이블입니다. 최근 애플의 행보를 보면 충전 케이블을 빼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그래도 충전용 케이블은 끼워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까요? 케이블 종류에서 알 수 있듯 에어팟은 케이스의 라이트닝 포트를 통해 에어팟과 케이스에 내장된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아이폰과 동일한 라이트닝 포트를 채용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충전 편의성이 높은 편입니다.


순백의 케이스, 무척 약해보인다


아이폰에서는 색상 놀이, 그 중에서도 '블랙'을 통해 재미를 보고 있지만 액세서리에서는 여전히 애플의 아이덴티티인 화이트 색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애플의 각 제품에 동봉된 이어폰과 케이블, 충전기 등은 모두 화이트 색상이죠. 에어팟 역시 제품과 케이스 모두가 화이트 색상입니다. 재질은 기존 유선 이어폰인 이어팟(EarPods)와 동일한 느낌으로 내구성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이 케이스의 경우 혹시나 떨어뜨리기도 한다면 여지없이 파손될 것처럼 연약해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제품에서도 그랬듯 흠집에 무척 약해서 하루만 지나도 작은 흠집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에어팟 케이스의 디자인과 크기는 만족스럽습니다만 가격을 고려하면 소재의 내구성이 다소 아쉽습니다.


"딸깍"


사실 케이스를 열 때 '딸깍' 소리가 나진 않습니다. 약한 플라스틱 소재가 힘 없이 젖혀지며 경박한 소리를 내는데, 여는 느낌만큼은 지포라이터 못지 않은 중독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괜히 손에 쥐고 몇 번씩 한 손으로 여닫게 됩니다. 케이스 뚜껑의 자성 때문에 여닫는 동작이 경쾌하거든요. 뚜껑을 열면 딱 맞게 재단된 홈에 끼워져 있는 에어팟 한 쌍이 있습니다. 중앙에는 충전 상태와 배터리 잔량 등을 표시하는 LED가 있습니다. 에어팟 역시 자성에 의해 케이스에 고정되기 때문에 꺼내고 넣는 동작이 '찰지게' 느껴집니다.

여전히 의문점인 콩나물 디자인


이전의 애플 제품 디자인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제시하며 우리를 놀라고 즐겁게 했다면, 최근 애플 디자인은 너무나도 전형적인 혹은 흔한 디자인 언어에 그럴듯한 기술과 설명을 더해 의구심과 기대를 동시에 갖게 합니다. 다행히 그간 해왔던 것들이 무척 탄탄하고 매력적이라 논란이 있음에도 아직까지 제품마다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어쩐지 위태위태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벤트 라이브를 통해 에어팟 디자인을 처음 봤을 때 이제 그 한계가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디자인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이 제품이 이렇게 큰 인기를 끄는 것이 아직 조금 의아하기도 합니다.


에어팟 디자인은 사실 크게 설명할 것이 없습니다. 무선 이어폰으로서는 상당히 유니크한 디자인이지만 어디까지나 '무선' 그리고 '코드프리'에 한정된 것이지 이 디자인 자체는 너무나도 익숙합니다. 기존의 유선 이어폰인 이어팟에서 선을 제거한 디자인과 80% 이상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내장된 배터리와 마이크 등의 영향으로 전체 크기와 길이는 그보다 큽니다.



색상과 소재 역시 동일합니다. 자세히 들여다 봐야 둘의 차이가 조금씩 보이는데, 센서와 스피커부 등의 위치와 디자인에 약간의 차이가 있고, 무선 기술을 위한 장치들이 추가됐습니다. 착용했을 때 외부로 노출되는 바깥면에는 스피커 그릴 외에 전화 통화시 동작하는 노이즈 캔슬링용 마이크가 있습니다.



귀와 연결돼 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스피커 그릴은 모서리와 안쪽, 바깥쪽에 총 세 개 있습니다. 더불어 이어팟에 없는 검은 점이 보이는데, 이것은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센서입니다. 이 센서를 통해 한 쪽 에어팟을 귀에서 빼면 음악 재생이 정지되고, 착용하면 자동으로 음악이 재생되는 등의 차별화 된 기능이 제공됩니다.



하단에는 전화 통화용 마이크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 에어팟이 이런 괴상한 디자인을 갖게 된 첫번째 이유가 조금이라도 더 마이크 감도를 높이기 위한 설계가 아니었을까요? 단독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에어팟 특성상 양쪽 모두 마이크가 배치돼 있습니다. 그 주변을 실버 크롬으로 처리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다소 저렴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외관은 이 정도입니다. 이 외에는 기존 착용하던 유선 이어폰과 대부분 같습니다. 착용할 때에도 걸리적거리는 선이 없는 것을 제외하면 기존 유선 이어폰을 착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에어팟만을 위한 전용 UI


'찰칵'하고 케이스 뚜껑을 여는 순간 아이폰 화면에 에어팟의 사진과 현재 배터리 상태가 표시됩니다. 타사 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 대우'입니다. 애플이 에어팟과 beats 제품들을 통해 선보인 무선 전용 W1 칩은 위와 같은 간편 연결과 동작, 배터리 성능을 최적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 블루투스 제품의 경우 제품의 버튼을 길게 눌러 페어링 모드를 활성화 시키고 블루투스 메뉴에서 제품을 선택하는 다소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했는데 에어팟은 전용 제품답게 이 과정을 그래픽 기반으로 편리하게 정리했습니다. 때문에 기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어렵지 않게 무선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첫 페어링을 위해서 케이스 뒤에 있는 연결 버튼을 길게 눌러줍니다. 이렇게 아이폰과 연결된 에어팟의 정보는 사용자 계정에 등록된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 애플 워치 등에도 그 정보가 자동으로 연결돼 개별 연결과정 없이 사용자의 모든 애플 제품에 즉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다른 무선 이어폰과 같은 블루투스 무선 통신 기반 제품이지만 그간 애플이 집중해 온 생태계 육성 그리고 제품간 연속성이 또 한 번 빛을 발하는 기술입니다. 개인적으로 에어팟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아이폰과 맥북 등 사용하는 애플 제품이 많을 수록 이 장점이 극대화됩니다.


- 애플 에어팟의 연결과정 및 사용 화면 -


제품이 연결된 후에는 연결 장비 정보와 배터리 위젯 등에서 현재 연결 상태와 배터리 잔량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생 장치 선택 메뉴에서도 배터리 잔량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것은 에어팟을 비롯한 애플 전용 제품만의 특권입니다. 함께 사용하고 있는 B&O의 H5의 경우 장치 선택 메뉴에서는 배터리 잔량이 표시되지 않고, 배터리 위젯에서도 20% 단위로만 배터리가 표시돼 불편함이 있습니다. 반면 에어팟의 배터리는 1% 단위로 상세하게 표시됩니다.



유선 vs 무선

이어팟과 에어팟



에어팟의 외관을 이야기할 때 기존 유선 이어폰과의 비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지고 있던 유선 이어폰 이어팟과 나란히 높고 그 외형을 간단히 비교해 보았습니다.



두 제품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디자인으로 기획됐지만 제품 특성에 따라 크기와 각종 요소의 배치에 차이가 있습니다. 나란히 놓고 비교하니 크기 차이가 제법 큽니다. 유닛 아래 부분 역시 마이크와 배터리가 내장된 에어팟이 눈에 띄게 두껍습니다. 그 외에도 센서와 노이즈 캔슬링용 카메라가 추가된 것이 이어팟과 에어팟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보았을 때 발견할 수 있는 차이입니다.


물론 이것은 두 제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했을 때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일반적인 사용에서 두 제품은 그 사용 환경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선이 없는 것만 빼면 기존 이어팟 사용자가 아침에 집을 나서며 에어팟을 착용할 때도 별다른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무선 제품에서도 기존의 사용자 경험을 변함없이 이어나가는 것, 그것이 애플이 원하는 것이겠죠. 그렇다 해도 이 디자인은 아직 이해하기 너무나도 힘들지만요.



어쨌든 역시나 써 봐야 욕도 할 수 있고, 가져봐야 욕심을 완전히 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매력적인 뱅앤올룹슨 제품을 사용하면서 이 에어팟에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고, 얼마나 사용할지 기대 반, 걱정 반이지만 현재까지는 '디자인만 빼면' 만족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연결이 편하고, 아이폰과 맥북 사이를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으며, 배터리 충전이 간편한 것이 마음에 듭니다. 음질은 H5보단 확실히 아래입니다만, 발군의 편의성이 결국 고민을 하게 하는군요.



말 많은 제품 애플 에어팟, 앞으로 사용하면서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 주시면 테스트 후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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