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지난 대만 여행에서 반한 딘 타이 펑. 왜 전세계 여행객들이 그렇게 줄을 서서 먹는지 알겠더군요. 게다가 유명 레스토랑치고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딘 타이 펑이 사실 한국에도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명동과 강남 등 여러 곳에 매장이 있죠. 대만에 다녀온지 벌써 6개월이 지났으니 샤오롱바오 생각날 때가 됐습니다. 마침 오후에 명동에 갈 일이 있어 딘 타이 펑 명동점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어떤 음식점이던지 한국에 들어오면 급속히 '현지화'된다는 생각에 맛은 그리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그래도 딘 타이 펑 정도면 관리를 잘 하지 않았겠냐며 내심 기대도 했습니다. 예상대로 평일 오후에도 대기줄이 꽤 길었습니다. 삼십분 정도 기다려 들어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만에서 본 것과 같은 딘 타이 펑만의 풍경, 인기 메뉴인 샤오롱바오를 쉴 새 없이 빚는 직원들의 모습이 밖에서 볼 수 있도록 공개돼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표 메뉴인 만큼 이 곳에 오는 분들 대부분은 이 샤오롱바오를 드실 테니까요.




테이블에 놓인 재미있는 만화. 샤오롱바오에 대한 소개와 먹는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른 메뉴도 주문했지만 딘 타이 펑까지 와서 샤오롱바오를 주문하지 않는 것은 왠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6개와 10개 단위로 판매 하는데 생각보다 대만 현지보다 많이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습니다. 모양도 뭐 그럭저럭.




샤오롱바오는 이렇게 만두피를 찢어 육즙을 먼저 즐기는 것이라고 하죠. 한국 점포 후기 중 많은 수가 이 육즙의 양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샤오롱바오의 기본은 갖춘 느낌입니다. 손님이 몰릴 시간에 맞춰 대량으로 쪄서 준비하는지 만두와 육즙이 뜨겁기보다는 미지근한 느낌이라 원래 맛이 조금 덜했습니다. 게다가 구석에 있는 만두 하나는 찜 상태가 좋지 못해 만두피가 이미 퍼져 바닥에 눌어붙어 있더군요. 물론 젓가락으로 들어 올림과 동시에 만두피가 찢어져 내용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샤오롱바오의 맛과 가격에는 큰 불만이 없었지만 조리 상태가 아쉬웠습니다.




대만에서 가장 즐겨먹은 음식 중 하나였던 우육면도 시켰습니다. 딘 타이 펑의 우육면은 어떨까 먹어봤는데,


음,


이건 먹지 않는 편이 나을 뻔했습니다.


만원이 넘는 가격의 우육면이 면에는 힘이 없고 국물은 훠궈용 마라탕을 데운 수준이었습니다. 우육면의 핵심이라 하면 오래 끓인 소고기에서 나오는 깊은 감칠맛인데 이 우육탕에서는 그런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미리 끓여놓은 육수에 고기만 따로 삶아 올려놓은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내가 아는 우육면은 이런 음식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이베이의 딘 타이 펑에 방문했을 때 맛있게 먹은 갈비 튀김 볶음밥이 없어서 비슷한 메뉴를 시켰는데, 이게 웬걸. 이것도 전혀 다릅니다. 고기 식감과 튀김 상태 등이 제가 먹었던 것과 완전히 달라 당황했습니다. 어떤 것이 더 맛있었냐고 물으신다면 그저 고개만 저을 수 밖에요.



- 대만 딘 타이 펑에서 먹은 볶음밥 -


대만에서 먹은 갈비 튀김 볶음밥은 고기 식감이 부드럽고 튀김의 식감이 딱딱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밥 위에 가득 올려진 고기 덩어리의 크기도 만족스러웠고요. 하지만 한국 딘 타이 펑의 볶음밥 위에 올려진 고기는 좋게 평해야 '돈까스' 정도 입니다. 고기는 퍽퍽하고 양도 적어서 고기를 '덮지' 못하고 옆에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아마 제가 대만을 가기 전에 서울에서 먼저 딘 타이 펑을 경험 했다면 본토에서도 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제게는 가격이며 조리 상태, 맛에서 고루 실망한 곳입니다.


딘 타이 펑은 대만에 갔을 때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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