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라멘!



요즘 가장 꽂혀있는 음식 -사실 꽤 오래전부터지만-은 라멘입니다. 원체 그전부터 좋아하기도 했거니와 돈코츠 라멘의 고향이라는 후쿠오카에 다녀온 후로 더욱 좋아하게 됐죠.

후쿠오카에서 매일 한그릇씩은 먹었습니다. 배가 불러서 못 간 곳이 아쉬울 정도로요.


오죽하면 1박 2일로 라멘 먹으러 갈 계획을 또 세우고 있을까요.

이런 제게 세뇌되어서인지 요즘 짝꿍도 라멘을 부쩍 찾습니다. 그래서 서울에 괜찮은 일본 라멘집이 없을까 찾다가 가게 된 곳을 소개할까 합니다.


센트럴시티에 있는 '우마이도'입니다.




이름이 낯이 익다 싶었는데 사실 몇년 전 건대점을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참 재미있는 것이, 저는 그 우마이도 건대점의 라멘을 제가 먹은 가장 맛 없는 라멘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왜 면을 익히지도 않고 주냐'는 것이 이유 였는데, 라멘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후에는 그것이 후쿠오카 라멘의 핵심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지난 후쿠오카 여행에서 면 익힘 정도를 선택하는 카타(かた,질김), 바리카타(ばりかた,아주 질김) 라는 단어를 외워 왔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이번 우마이도 재방문(?)은 사뭇 기대가 됐죠.




메뉴 단촐합니다, 요즘 이런 거 좋아합니다. 매운 것 안매운 것 중에서만 선택하면 되죠. 사람이 두명일 때는 하나씩 주문할 수 있어 좋습니다.

메뉴 설명에서 하카타(博多)라는 이름을 봐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후쿠오카 하카타 지방 스타일의 돈코츠 라멘이라고 하더군요. 제대로 찾아온 것 같습니다.




제가 매운 돈코츠, 짝꿍이 오리지널 돈코츠. 그 사이에 나눠먹을 교자.




매운 돈코츠 라멘은 돈코츠 라멘 베이스에 매운 소스를 더하고 초생강을 올렸습니다. 보기와 같이 상당히 칼칼한 편이라 돈코츠 라멘이 느끼하게 느껴지는 분이라면 매운 라멘이 적절히 잡아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그만큼 돈코츠 라멘의 오리지널리티는 떨어집니다. 그리고 초생강을 선호하지 않는 분은 미리 덜어내고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가 그걸 후회하고 있거든요.




이 날 두 명의 의견은 이 돈코츠 라멘에서 일치를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먹은 라멘 중에서도 돈코츠 라멘 자체 완성도가 우수했습니다. 모양은 매우 화려한 편인데, 그에 반해 맛은 담백합니다. 다른 돈코츠 라멘보다 느끼함도 덜하고, 이 곳의 비법이라는 검정색 마유가 풍미를 살리는 것 같습니다.


면 익힘 정도는 후쿠오카 라멘의 '카타(질김)' 정도로 나오고 따로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이게 하카타 스타일이니 먹어봐'라는 느낌입니다.

그에반해 교자는 다소 평범했습니다. 여기는 이 오리지널 돈코츠 하나만 믿고 가야 겠습니다.




게다가 이 후한 아지 타마고 인심. 보통 반쪽만 넣어주는 곳이 많은데 통 크게 달걀 하나를 준 것이 좋았습니다.

비록 매운 돈코츠 라멘은 실패, 교자는 그럭저럭이었지만 하카타 느낌을 비교적 잘 살려낸 오리지널 돈코츠 라멘 덕분에 괜찮은 식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카타 라멘이 그리운 날 한번씩 가봐야 겠습니다. 서울에 그래도 이정도 라멘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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