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후지필름 프리미엄 X 시리즈의 정점에 있는 X-Pro 시리즈. 최초의 렌즈 교환식 X-Pro1이 발매된 지 약 3년만에 후속 제품 X-Pro2가 정식 공개 됐습니다. 프리미엄 X 시리즈 5주년 행사를 겸한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X-Pro2와 콤팩트 카메라 X70, 중급 미러리스 카메라 X-E2s, 장망원 줌렌즈 XF100-400mm 렌즈 등이 대거 발표 됐는데요, 역시나 주인공은 X의 자존심 X-Pro2입니다. 호평을 받았던 전작의 스타일은 유지한 채 이미지 센서와 AF 등 X-Pro1의 단점을 모두 보완했습니다. 뛰어난 마감과 사랑스러운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로 X 시리즈 중 가장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죠.

Fujifilm X-Pro2


- 2400만 화소 APS-C 규격 X-Trans CMOS III 이미지 센서

- X-Processor Pro 이미지 프로세서

- 0.08초의 고속 AF

- 0.05초 셔터 타임 랙

- ISO 200 - 51200 감도 지원

- 1/8000 - 30초 셔터 속도 (전자식 셔터 1/32000초 지원)

- 8fps 고속 연사

- 1920 x 1080 / 60fps 동영상 촬영


- 3.0" 162만 화소 디스플레이

- 광학 뷰파인더와 236만 화소 전자 뷰파인더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 듀얼 SD 슬롯


- 141 x 83 x 56 mm

- 495 g



크기와 무게, 디자인은 특별히 논할 필요 없는 '전작과 동일한 X-Pro 고유의 스타일'입니다. 아마 외형으로는 쉽게 신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조금 더 향상된 촬영 성능을 위해 다이얼과 버튼의 추가 및 변경이 있었는데 X-Pro2에서는 전면 그립부에 멀티 다이얼이 추가됐습니다. 다양한 촬영 설정을 빠르고 편하게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일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내부는 그야말로 '싹 뜯어고친' 수준입니다. 3년만에 나온 신제품이니 당연한 결과겠지만요. 이미지 센서는 새롭게 선보이는 2400만 X-Trans CMOS III 센서가 채용됐고 프로세서 역시 X-Processor Pro로 업데이트 됐습니다. 후지필름 X 시리즈라면 빠짐없이 욕먹는 AF 성능도 이번만큼은 만회하기 위해 후지필름 최고의 기술력이 도입됐습니다. 제조사 발표 기준 0.08초의 초고속 AF 시스템입니다. 베타 버전을 만져본 해외 리뷰어들의 평가에서도 이 부분은 현재까지는 호평 위주인 것으로 보입니다. LCD와 뷰파인더 역시 전작보다 향상돼 촬영 편의성이 향상됐습니다. 또 하나 큰 차이는 Pro 시리즈에 걸맞게 SD 카드 슬롯을 두개로 늘린 듀얼 SD 슬롯 시스템을 채용한 것입니다. 전반적인 사양은 4K 동영상 미지원을 제외하면 현재 후지필름 카메라 사용자들이 최대로 기대한 사양만큼입니다.






3년이 지난 현재도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X-Pro1의 스타일. 그래서 생각보다 중고 매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죠. 검증받은 스타일을 바탕으로 성능을 대폭 향상한 X-Pro2의 등장이 몇몇 한계에도 불구하고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X100 시리즈와 함께 RF 카메라를 연상 시키는 레트로 스타일을 가장 멋지게 재현 했다는 평가에 이제 X-Pro1 사용자들이 그토록 염원한 고사양을 갖췄으니 아마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꽤 많은 화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방 시들할 줄 알았던 레트로 스타일 카메라가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오히려 전보다 더 인기를 끌고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Phase One | P45+ | 1/125sec | ISO-50


X-T1에게 잠시 자리를 빌려줬지만 다시 돌아온 X-Pro는 역시나 후지필름의 최상위 라인업입니다. 이에 걸맞은 신뢰도 역시 꼭 필요한 부분인데, X-Pro2는 X-Pro1과 동일한 마그네슘 합금 프레임을 채용하고 61곳을 실링 처리해 방진/방습/동결 방지 성능을 구현 했습니다. 악천후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 대비할 수 있는 신뢰성을 갖춰 하위 라인업과 확실한 차별화를 뒀죠. XF 렌즈 중 고급 렌즈군에 방진방적 구조 WR이 적용돼 있는데, X-Pro2와 함께 사용하면 촬영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3년만에 발표되는 신제품에서 가장 크게 기대하는 점 중 하나는 실질적인 결과물의 향상입니다. 후지필름은 X-Pro2를 통해 2400만 화소 X-Trans CMOS III 이미지 센서를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1600만 화소 X-Trans CMOS II 이미지 센서를 상당 기간, 여러 제품에 동일하게 채용하며 비난을 받았는데 새로운 이미지 센서의 성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소니 A7 시리즈와 캐논 6D, 니콘 750D 등 35mm 풀프레임 카메라 보급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최근 트렌드에 여전히 APS-C 이미지 센서로 'Pro'라인업을 이어가는 점은 확실히 전보다 기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예상 가격이 앞서 이야기한 풀프레임 카메라의 가격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더 높기 때문입니다.


다만 후지필름이 고집스럽게 자체생산하며 그 성능에서는 확실히 인정받고 있는 X-Trans CMOS 이미지 센서의 해상력과 컬러 등으로 판형이 아닌 '아름다운 결과물'로 승부한다면, 그리고 XF 렌즈의 고성능과 뛰어난 시너지를 보여준다면 작지만 든든한 마니아층을 가진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센서와 함께 이미지 프로세서 성능도 크게 올랐습니다. X-Processor Pro로 이름 붙여진 새로운 프로세서는 기존 대비 약 4배의 처리 속도 향상이 이뤄졌습니다. 이를 통해 2400만 화소 이미지를 8fps 속도로 촬영할 수 있는 고속 촬영과 촬영중 블랙 아웃 시간을 줄였습니다. 더불어 중요한 촬영성능 중 하나인 전자 뷰파인더의 프레임 수를 54fps에서 85fps로 향상시켜 한결 자연스러운 뷰를 실현한 것도 눈에 띕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프로세서가 4K 동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지만 정책 때문인지 여전히 동영상은 한세대 뒤진 Full HD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차후 이 카메라의 성패 여부에 따라 펌웨어를 통해 지원해줄지 궁금한 부분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 센서와 프로세서로 결과물 역시 X-Pro1과 사뭇 다를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물론 해상력과 처리 속도 등에서는 당연히 최신 모델이 앞서겠지만 후지필름 카메라의 강점인 '컬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가 오히려 더 큰 관심사일 수 있겠는데요, 적어도 이 컬러에서만큼은 어떤 제조사보다 예민하게 신경쓰는 후지필름이니 기대해 봐도 좋겠습니다. 제품 발표와 함께 홈페이지에는 X-Pro2로 촬영한 샘플 이미지가 게시되었습니다.




X-Pro2로 촬영한 이미지 (출처 : 후지필름 홈페이지 http://www.fujifilm.kr/products/digital_cameras/x/fujifilm_x_pro2/sample_images/)


FUJIFILM | X-Pro2 | Pattern | 1sec | F/8.0 | 0.00 EV | 16.0mm | ISO-200


FUJIFILM | X-Pro2 | Pattern | 1/2sec | F/5.0 | 0.00 EV | 14.0mm | ISO-400


FUJIFILM | X-Pro2 | Spot | 1/80sec | F/2.0 | 0.00 EV | 56.0mm | ISO-1250


FUJIFILM | X-Pro2 | Pattern | 30sec | F/7.1 | 0.00 EV | 16.0mm | ISO-640

Phase One | P45+ | 1/60sec | ISO-50


무엇보다 X-Pro 시리즈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광학 뷰파인더와 전자식 뷰파인더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뷰파인더의 매력 때문입니다. 보이는 장면 그대로를 보고 촬영하는 광학 뷰파인더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노출과 이미지 효과 등 결과물을 실시간으로 미리 볼 수 있고 각종 정보 표시 등에도 장점이 있는 전자식 뷰파인더를 모두 탑재해 함께 혹은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는 X-Pro 시리즈와 X100 시리즈만의 장점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 카메라를 선택하게 하는 생각보다 큰 요소입니다. 저 역시 이 하이브리드 뷰파인더의 매력 때문에 X100에 이어 현재 X100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러리스/하이엔드 카메라로 넘어오며 가장 크게 느끼는 아쉬움이 이 광학 뷰파인더의 부재인데 X-Pro2의 하이드리드 뷰파인더가 미러리스 카메라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싶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 혹은 전자 뷰파인더의 이질감 때문에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사용자들에게 역시나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 같습니다.



제게는 크게 다가오지 않지만 프로 사용자를 위한 듀얼 SD 슬롯 채용도 이 카메라를 고려하는 '프로' 유저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성능에서는 그만큼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는데요, X-Pro2의 배터리 성능은 광학 파인더 사용시 약 350매, 전자 뷰파인더 사용시 약 250매로 역시나 프로 사용자에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APS-C 기기임을 고려하면 X-Pro2는 본체 크기가 큰 편에 속하는데 그에 걸맞은 배터리 성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렇게 3년만에 미루고 미뤘던 최고의 후지필름 X가 돌아왔습니다. 성능에서는 대부분 박수와 기대를 보내지만 편의 장치나 가격정책 등에 대해서는 아직 비난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후지필름 스타일과 경험의 결정판인 X-Pro2가 2016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보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죠? 개인적으로 저는 '걱정' 쪽에 가깝습니다만, 그럼에도 앞으로도 X 스타일을 즐겁게 지켜보고 싶은 마음에 응원을 하게 됩니다. 레트로 디자인과 아날로그 감성이라는 확실한 철학을 유지하며 고집스레 X-Trans CMOS 이미지 센서와 후지논 XF를 꾸역꾸역 만들어내고 있는 몇 안되는 개성있는 제조사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프리미엄이 되기 위해선 우선 X-M/A 라인업을 없애는 편이 좋겠지만요.


참, 후지필름 X-Pro2의 가격은 약 200만원 내외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제가 이 카메라는 '걱정'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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