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Leica Camera AG | LEICA M (Typ 240)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0 | +0.33 EV | 35.0mm | ISO-250


뒤늦게 떠올려보는 이 특별한 저녁 식사는 4시간의 힘든 비행 후 폭우까지 만난 지난 홍콩여행의 첫 식사였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하루의 모든 고난(?)을 날려줄 만큼 멋졌습니다. 본격적인 홍콩 오션파크 관람을 앞둔 여행 첫날 밤, 홍콩의 대표적인 번화가 중 하나인 코즈웨이 베이의 타임스퀘어 내에 위치한 Pak Loh Chiu Chow 레스토랑에서 정통 홍콩식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SONY | DSC-RX1RM2 | Pattern | 1/160sec | F/2.0 | 0.00 EV | 35.0mm | ISO-2500

- 폭우가 내리던 여행 첫날밤 -


Leica Camera AG | LEICA M (Typ 240) | Center-weighted average | 1/45sec | F/2.4 | +0.33 EV | 35.0mm | ISO-1600



http://www.pakloh.com



타임스퀘어 내에 위치한 Pak Loh Chiu Chow 레스토랑은 웹사이트를 찾아보니 바로 근처에 본점이 있네요. 타임스퀘어점은 위치 검색이 되지 않아 지도는 홈페이지에 표시된 본점의 것으로 첨부했습니다. 동석한 현지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가장 홍콩스러운'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저녁 식사 시간이 되니 제법 큰 홀에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있었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령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습니다. 이 도시의 전통적인 음식 문화를 잘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겠죠?


SONY | DSC-RX1RM2 | Pattern | 1/160sec | F/2.0 | 0.00 EV | 35.0mm | ISO-800


저는 아직 가본 적 없는 고급 중식당의 회전형 테이블이 눈에 띄는 예약석을 안내 받았습니다. 테이블 세팅이 꽤나 고급스러워서 제가 이 날 계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호텔 레스토랑같은 정갈한 분위기에 둥글게 둘러앉아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음식이 놓이는 테이블을 제외하고 어둑어둑한 조명도 마음에 들었어요.


SONY | DSC-RX1RM2 | Pattern | 1/160sec | F/2.0 | 0.00 EV | 35.0mm | ISO-500


저녁 식사의 시작은 홍콩 사람들이 식전에 마신다는 차.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이 차의 맛은 아직도 똑똑히 기억납니다. 마치 나무껍질을 넣고 끓인 듯 식감이 깔깔하고 약간 텁텁하기도 해서 오히려 입맛을 당기더라고요. '아 씨 빨리 뭐라도 먹게 좀 줘'라는 느낌이랄까? 농담이지만 식사 후 배가 부르더라도 이 차 한 모금하면 다시 뭔가 또 먹을 힘이 난다는(?) 이야기가.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0.70 EV | 35.0mm | ISO-320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0.30 EV | 35.0mm | ISO-250


요즘엔 한국 사람들도 그렇지만 홍콩 사람들 차 정말 좋아합니다. 식사 전에 이미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맛보게 됩니다.

쌉싸래한 차로 입맛 살렸으니 이제 본격적인 식사.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0.70 EV | 35.0mm | ISO-500


역시 대부분의 식사에서 비주얼을 담당하는 것은 고기입니다. 잘 삶아진 돼지고기와 오리고기 그리고 오징어와 달걀이 한 접시에 나오는 이 메뉴는 온 가족이 먹어도 될 정도로 푸짐합니다. 아 고기 아래에는 두부도 있어요. 고기와 함께 먹으면 매우 좋습니다. 사진상으로 보기에는 소스가 조금 짜 보이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조미 소스 정도로 간이 약해서 따로 밥이나 수프를 함께 먹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달걀, 돼지, 오리, 오징어, 두부까지. 제게도 다들 익숙한 재료들인데 요리하기에 따라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아 이게 홍콩 음식이구나'라는 말로 시작하는 식사의 첫인상이 나쁘지 않습니다.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0.70 EV | 35.0mm | ISO-320


어묵같은 이 음식은 실제로 어묵 같습니다. 한쪽은 새우, 한쪽은 게살이 들어갔다는데요 -순서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 요거 한국 사람 그 누가 먹어도 거부감이 없는 맛입니다. 그냥 먹으면 담백하고 함께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면 또 다른 스타일로 맛있습니다. 굴소스 베이스의 소스가 감칠맛이 있어요. 함께 간 일행의 즉석 투표 결과 고기 요리보다는 이 튀김 요리가 더 인기 있었습니다.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1.00 EV | 35.0mm | ISO-640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1.30 EV | 35.0mm | ISO-500


이어서 나온 음식들도 웬일인지 낯설지가 않습니다. 왼쪽은 영락없는 어묵탕이고 오른쪽은 빈대떡처럼 생긴 굴전입니다. 맛보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탕은 맑은 국물과 담백한 어묵 덕분에 기름진 현지 음식 사이에서 속을 편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굴은 뭐 전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니까요. 사실 저는 굴을 전혀 먹지 않는데 이 날은 순전히 '홍콩이라서' 한 번 먹어 보았고, 좋은 경험 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어쨌든 그동안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홍콩 음식이 느끼하고 괴상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0.30 EV | 35.0mm | ISO-500


술안주 같은 이 음식은 정말로 술 안주로 좋아보이는 음식입니다. 보면 어떤 맛이 상상 되시나요? 매콤한 소스에 볶은 고기? 그렇다면 정답.


닭고기를 소스에 볶은 요리로 녹색은 잎튀김입니다. 어떤 잎인지는 따로 설명 안해주고 그냥 '나뭇잎'이랍니다. 그렇다고 가로수에서 따 온 것은 아닐텐데 어쨌든 나뭇잎 튀김입니다. 식사보다는 안주 용으로 좋습니다. 제게는 그리 사랑받지 못한 메뉴.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0.30 EV | 35.0mm | ISO-320

사실 회전 테이블을 돌리다 서너번 이 채소볶음과 마주했지만 이건 전혀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먹으면 입 속에서 풀,풀,풀 할 것 같아서요.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8 | +0.30 EV | 35.0mm | ISO-320


여기 수유반점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은 확실히 자주 보던 비주얼의 볶음밥입니다. 다른 여행과 다르게 확실히 아시아권이라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정작 더 가까운 일본에서는 쌀 먹기가 쉽지 않은데 이곳 홍콩은 밥 메뉴가 왕왕 있었고 맛 역시 늘 먹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좋았습니다.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1.00 EV | 35.0mm | ISO-320

- 이렇게 그릇에 담으니 영락없는 어머니 손길..? -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1.00 EV | 35.0mm | ISO-800


식욕 돋우는 고기 메뉴도 있겠다, 홍콩 여행의 첫 밤을 축하하며 칭다오 한 잔을 했습니다. 일본 맥주를 좋아해 -그 중에서도 기린- 칭다오는 처음이었는데 원래 이게 이렇게 맛이 있는건지 우여곡절을 겪어서인지 정말 맛있었습니다. 게다가 앞에서 메뉴 보셨잖아요. 홍콩 음식들은 대부분 맥주와 잘 어울렸고 그래서인지 칭다오 맥주를 마시는 분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물론 홍콩 로컬 맥주도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이곳 사람들도 칭다오를 더 많이 드신다는 이야기.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0.30 EV | 35.0mm | ISO-400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0.70 EV | 35.0mm | ISO-400


후식으로 나온 과일과 매우 달콤한 쌀 옥수수 수프. 과일은 맛보다는 색이 너무 예뻤고 수프는 달아서 조금 낯설었어요. 그래서 수프보다 차를 더 많이 마셨습니다. 다행히 직원분이 차가 빌 때마다 잘 채워 주셔서.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1.00 EV | 35.0mm | ISO-500


과일도 먹었겠다 식사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디저트가 하나 더 나왔습니다. 문득 오늘 내가 먹은 식사 메뉴가 많았는지 디저트 수가 더 많았는지 세어보게 됩니다. 딤섬 형태의 이 디저트는 한국의 떡과 비슷한 식감인데 그보다 훨씬 쫄깃합니다. 일본의 모찌보다도 오히려 더 쫄깃해서 굳이 표현하자면 찔깃찔깃 혹은 찐득찐득한 느낌이랄까. 까만 놈은 팥, 흰 녀석은 연잎 가루라고 하는데 쫄깃한 식감에 단맛이 더해져 홍콩식 디저트로 소개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애초에 배가 너무 고파 먹기 바빴던 식사라 음식 이름과 가격 정보가 없는 점 양해 바랍니다 ^^;


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1.00 EV | 35.0mm | ISO-4000SONY | DSC-RX1RM2 | Pattern | 1/125sec | F/2.0 | +0.30 EV | 35.0mm | ISO-1250


멋진 저녁 식사 시간을 제공해주신 타임스퀘어 담당자분께서 선물을 주셨습니다. 처음엔 평생 쓸 일 없어 보이는 발랄한 색상의 비니 모자인줄 알았는데 실은 안에 따뜻한 물을 채워 배를 따뜻하게 하는 찜질기구라고 하네요. 이걸 혹시 내일 쓰고 나오라고 하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차라리 다행입니다. 이놈은 어머니 선물로.


홍콩 음식에 대한 선입견이 제법 심했던 제게 첫 식사는 매우 중요했을 것입니다. 그런 제게 Pak Loh Chiu Chow 레스토랑의 다양한 메뉴들은 대부분 부담없이 입에 맞았고 익숙하거나 혹은 새로운 식감과 맛이 흥미로웠습니다. 비가 참 많이 와서 타임스퀘어까지 가기도 쉽지 않았던 이 날, 멋진 저녁 식사가 제 투덜거림을 없애 줬습니다. 푸짐한 저녁 식사 후 힘이 난 저는 현지 가이드분께 수박 모양의 귀여운 우산을 빌려쓰고 그토록 궁금해했던 홍콩의 밤거리, 코즈웨이 베이 골목길 속으로 홀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썩 괜찮은 여행 첫날밤의 추억입니다.

Leica Camera AG | LEICA M (Typ 240) | Center-weighted average | 1/60sec | F/2.8 | +0.33 EV | 35.0mm | ISO-800










[2015 겨울, 홍콩 여행] 전체 보기


떠나기 전날의 이야기, 미리 크리스마스 @홍콩 & @오션파크 (Ocean Park)


#0 색으로 나를 현혹한 매혹의 도시, 첫 홍콩여행

#1 처음 만나는 홍콩 - 겨울에서 봄으로 떠난 날

#2 동심을 깨운 오션 파크의 축제 - 홍콩 오션 파크의 크리스마스

#3 이것이 크리스마스 센세이션! 홍콩 오션 파크의 만화경 아이스 쇼

#4 오션 파크 그랜드 아쿠아리움을 배경으로 한 환상적인 디너 @넵튠스 레스토랑

#5 현대식 인테리어의 세련된 호텔 L'Hotel Island South

#6 홍콩에서 만난 바닷 속 세상, 오션파크의 그랜드 아쿠아리움

#7 홍콩 오션파크를 즐기는 비결 1/2, 워터 프론트(The Waterfront)

#8 펭귄과 함께하는 특별한 식사, 턱시도스 레스토랑

#9 홍콩 오션파크를 즐기는 비결 2/2, 즐길거리 가득한 서밋(The Summit)

#10 그림같은 뷰의 베이뷰(The Bayview) 레스토랑

#11 펭귄과의 아찔했던 스킨십 @ 홍콩 오션파크

#12 홍콩 오션파크 관람을 더욱 즐겁게 하는 특별한 체험들

#13 짧은 여행 후에 남기는 겨울 홍콩여행 팁

#14 홍콩 타임스퀘어 Pak Loh Chiu Chow 레스토랑에서의 디너

#15 홍콩여행 첫날밤, 비 오던 코즈웨이 베이 거리 풍경

#16 나를 매료시킨 홍콩의 야경

#17 마지막 밤. 소호 그리고 란 콰이 펑, 그날의 분위기

#18 에필로그, 열 장의 사진으로 돌아보는 여행




위 포스팅은 홍콩 오션파크(http://kr.oceanpark.com.hk)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DISQUS 로드 중…
댓글 로드 중…

트랙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URL을 배껴둬서 트랙백을 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