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닿기 위해 오른 서울의 꼭지점, 남산의 2015년 첫 봄 풍경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이면 봄과 가장 먼저 닿을 수 있겠지'



어린애 같던 상상이 이 날 만큼은 꼭 들어 맞았죠,

이 날 남산 꼭대기에서 봄 기운을 온 몸으로 맞고 왔거든요 :)



영하의 아침 공기에 '3월 말에도 꽃샘 추위가 있었던가' 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3월 마지막 주의 시작,

조금이라도 빨리 봄을 느끼고픈 마음에 서울의 '꼭지점' 남산을 찾았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본 파란 하늘과 깨끗한 공기 때문에 기대감은 점점 커졌고

도착해서 느낀 공기는 조금 차갑긴 해도 이제 서른 번은 더 맡아 본 향기로 알아볼 수 있었죠.



봄이 하늘부터 천천히 내려오는지, 여긴 전부 다 봄이었어요.





주말에는 미세 먼지가 꽤 심했다고 들었는데,

이 날 아침은 깨끗한 공기에 하늘 색도 새파래서 봄기운 물씬 났습니다.


그러고보니 남산을 봄에 온 건 정말 오랫만인 것 같네요.

이른 아침이었지만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분들로 남산 정상에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이 멀리 한국까지 자물쇠 걸러 오신(?) 단체 관광객 분들이지만요.

이제 남산은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바람이 조금 차갑긴 해도, 경치가 이렇게 좋으니 걸어 오르는 맛 나네요!






언제나 똑같은 풍경이지만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은 참 다른 것이 재미있죠,

추운 계절 후에 온 '따뜻한 계절'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표정도 더욱 밝아 보이고, 사진 찍는 포즈들도 왠지 더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모처럼 보는 맑은 하늘 아래 선명한 서울 풍경,

뭐 제멋대로인 건물들 때문에 그다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늘 만큼은 환한 모습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남상 정상 한 쪽에 있는 이 곳은 서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죠.





날씨가 맑아서 어느 때보다 선명했던 풍경,

그래서 이렇게 바깥 사진을 찍는 분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여기 나란히 앉아서 해가 질 때까지 수다를 떨어도 좋을 만큼 날씨가 최고였어요.





산 아래에서 본 하늘도 이렇게 파랬었나?


라고 물으면 왠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높이 올라간다면, 올라갈 수록 더 진한 하늘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드는 그런 풍경을 이 곳에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햇살도 더 따사롭게 느껴지는 걸 보니 확실히 봄은 하늘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리는 것이 맞나 봅니다 :)





징그럽게 자물쇠가 달린 이 전망대는 이제 남산의 상징이 되었죠,

이른 아침부터 관광객으로 가득 찬 이 곳도 봄이 되니 평소보다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이 날 만큼은 알록달록한 자물쇠가 마냥 흉해 보이지는 않는군요.





중국 관광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김수현, 아니 도민준과의 포토타임까지.





넓지 않은 이 전망대는 이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으로 가득 차 셔터 소리로 가득합니다.

어쩐지 예전처럼 편하게 오기에는 점점 더 힘든 곳이 되어간다는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서울에 몇 안 되는 '자랑할 만한' 관광지니까요.


다행히 관광객들 표정도 즐거워보이고, 연신 사진을 찍는 것 보니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날씨도 맑아서 참 다행이죠, 좋은 계절에 서울에 오셨네요 :)








빈 틈을 찾을 수 없는 이 전망대의 벽에 적힌 소원들이 다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래도 여기서 소원을 빌어가며 자물쇠는 거는 것 자체가 여행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면, 영 무의미한 것은 아니겠죠?


겨우내 눈과 비를 맞아서인지 금방 녹이 슬어버린 자물쇠를 보니,

이제 곧 이 곳을 찾아드는 사람들에 의해 떼어지고 버려질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적어도 이 곳 남산에선, 몇 년 후 그 날 건 자물쇠를 다시 찾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남산 정상 곳곳에는 이렇게 이른 봄 꽃들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물론 이것들도 사람의 손에 의해 '심어진' 것이겠지만, 아무렴 어때요


겨우내 그리워했던 이 '색',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풍기는 진한 꽃향기까지.

하늘과 햇살만 기대하고 왔던 저에게 이 색과 향기는 뜻밖의 선물입니다.






이 얼마나 그리워 했던 색깔인가요!






늘 어느새, 갑자기 오는 것이 계절이라지만

이번 봄은 하루하루 다가오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늘과 햇살, 봄 꽃들은 이미 봄맞이가 끝났고

아직 기지개를 펴지 못한, 어찌 보면 제일 둔한 사람들의 봄도

아마 이번 짧은 추위가 지나면 모든 이들에게 시작될 것 같습니다.



이번 봄을 누구보다 기다린,

조금씩 오는 봄이 야속하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조금 더 높이 올라 보세요,


아마 조금 더 봄에 가까워지실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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